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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ny365

1800년대 인물(6) 민영휘(閔泳徽), 1852(哲宗3)~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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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1. 17

근대인물을 정리하는 작업은 제 살을 찢고 그 속을 헤집어 파는 자괴감을 수반하는 일이라 별로 내키지 않는다. 19세기를 들여다보는 그 자체가 고역이다. 인간의 일생이 역사 앞에 비극으로 노출된 경위를 파는 작업은 후손의 입장에서 전혀 기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역사가 왜곡되었다고 앵무새처럼 말만 번지르르하지, 실제 무슨 역사가 어떻게 왜곡되었는지 따지려고 하지 않고 식민사관으로 배운 역사가의 입과 글에 눈과 귀를 빼앗긴다. 그래서는 왜곡된 역사를 찾아낼 수 없다. 대중과 학계의 고정관념과 싸우며 홀로 자료를 찾는 작업은 거북이처럼 더디다. 숱한 손가락질과 경멸을 감내하며 진짜 역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흥선대원군-고종-민비와 썩은 양반이 멸망에 이르게 한 조선 500년이라는 역사가 모두의 기억에 주입된 주제이고 모든 역사관의 대세인 현실이 역사책과 매칭되지 않기 때문이다. 식민지 지배 논리에 완벽하게 동화된 역사를 죽도록 암기해야 했던 역사가 책을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어딘가 맞지 않는 부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모순된 역사 서술을 찾아내는 작업은 한 권의 책에서 한 줄의 사실관계의 단초를 발견해내는 작업이다. 식민지 지배를 당해 왕조가 멸망했지, 망할 만해서, 망할 때가 되어서 멸망했다는 논리를 펴서는 한국인은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민영휘閔泳徽는 1852년 경기도 광주군 출생, 1935년 경성의 관훈동에서 사망한 인물로 민비와는 15촌으로 촌수가 멀다. 朝鮮貴族列傳에는 본명 閔泳駿에서 민영휘로 개칭했다고 나오고 경성 출생이며, 判敦寧 院事 민두호의 아들로 1881년에 문과 급제해 승승장구한 인물이라고 묘사된다. 경성과 경기도 광주는 다르다. 도시 광역의 문제일지 그저 그 언저리일지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 그의 이력은 조선의 양반으로서 일본이 만든 ‘조선 귀족’이라는 타이틀을 쓰고 살면서 필설로 묘사할 수 있는 온갖 감언으로 점철되었다. 사람이 제 뿌리를 홀딱 벗어던지고 침략자에 붙어 부화뇌동했거나 완전히 다른 인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진짜 민두호의 아들은 죽고, 그 이름을 대신한 일본인이 조선의 귀족으로 둔갑하지 않았나 상상해 본다. 식민사관을 벗어나는 첫 번째 방법은 역사적 상상이다. 우리는 모두 역사적 키워드를 사실로 암기해왔지 그것이 사실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도 역사에 상상력을 더하면 때론 발칙하다고 때론 역사 왜곡이라고 역공을 받는다. 조선 왕궁에서 왕이 좀비가 되는 드라마의 상상력은 왜 허용하는가. 미국 드라마라서 갑질을 하지 못한 것인가. 그렇다면 왜 태극기 휘날리며나 철인왕후는 왜 지적을 받는가. 어쩌면 사실의 역사는 왕이 바뀌고 왕에서 노비까지 전부 좀비가 되었을지 모르는 세월을 보냈다고 해도 우리는 모른다.
 
이런 상상의 근거는 갑오경장 때 민씨 집안이 실각하고 탐관오리로 몰려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도에 유배되었다가 평양으로 잠행해 청나라로 도망했다고 하는 데서 시작된 추측이다. 1895년 대사면령으로 흥선대원군 쪽 이준용과 교환되어 귀국했다고 하는 정보도 일반적인 근대사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니다. 실록의 근대 사면령은 1878년, 1887년, 1902년에 나온다. 1895년의 사면령은 갑오경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갑오경장에서 경장은 한자로 ‘更張’ 고쳐서 펴는 개혁을 의미한다. 근대의 혼란이 이 갑오년 여름의 개혁으로 새 시대로 접어든 것 같지만, 같은 해 봄에 우리나라에 검사직이 도입되었다. 이 검사제도는 일본인 만든 것으로 그 어떤 개혁에 앞서 검사제도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대한민국 단군 이래 역사에서 가장 불행한 제도의 시작을 의미한다.
 
갑오경장은 수많은 조선의 양반이 항일 투쟁에 나서거나, 친일파로 변절하는 기로에 있던 시점으로 이 시기에 일단 먼 섬으로 유배되어갔다는 것은, 고향에서 쫓겨난 것을 의미한다. 고향 땅을 등지면 남은 집은 머슴의 차지가 되거나, 왜인들의 용도로 개조된다. 그것은 그 집의 집주인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고 가재도구와 재산을 모두 자기 소유로 하는 짓을 포함한다. 그렇게 민씨 네로 들어가 앉으면 민씨가 되고자 할 수도 있다. 일본인이 조선 양반의 집안으로 끼어들어 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일제 시대에 최고 갑부였던 친일파 매국노를 미화하거나 일본인이 민영휘로 둔갑했다고 상상의 나래를 마냥 펴나갈 수는 없다.
 
그러나 민영휘 후손은 양자나 서자로 직계 혈통에 문제가 있어 보이며 더 확실한 것은 족보를 확인해야 안다. 하긴 지구상에 유일한 족보 있는 민족의 일등 역사책인 족보가 일본인의 장난감이 된 지 오래다. 1990년대에도 일본인들은 몰락한 양반 가문에 가서 호적에 이름을 넣어달라고 투탁(投託)을 부탁했다. 돈 몇 푼에 족보에 일본인을 끼워 줬는지는 생존한 조부모에게 물어보면 된다. 우리는 역사를 잃어서 늙은이도 죄 없다 할 수 없다.
 
아버지: 민두호(閔斗鎬, 1829∼1902) - 내무독판, 춘천유수(春川留守). 영의정에 추증. 민쇠갈구리[閔鐵鉤]로 불림. 쇠갈구리로 불렸다는 것은 매우 저렴한 표현인 만큼 망한 나라의 양반 귀족에게 붙일 표현이 아님, 매우 원시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긁어모았다는 의미. 민영휘의 부친은 물론이고 양자와 서자들 역시 조선 귀족 기록인 조선신사대동보(朝鮮紳士大同譜)에 실려 있지 않음.



*양자(적자): 민형식(閔衡植) 1875~1947) - 1888년 진사, 1891년 문과. 학부협판.
일본 귀족(자작). 중추원 참의. 생부는 금산군수(金山郡守)를 지낸 민영집(閔泳集).
*차남(서자): 민대식(閔大植, 1882~?) - 동일은행(東一銀行) 은행장, 한일은행 은행장
*사남(서자): 민규식(閔圭植, 1888~납북) -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졸업.
동일은행 대표.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
 
이들 외에 손자 증손자, 고손자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중추에서 암약하는 친일파 또는 잔존일본인, 또는 순수 조선인의 후예로 단순 매국노일 수 있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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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_bong
3
정말 중요한 연구를 하십니다. 좋은 정보 좋은 글 늘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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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
6
대단하십니다. 이런 연구를 하시니 존경 스럽네요 좋은 정보와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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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ora
2
정말 친일파와 그 후손들 다 찾아서 재산 환수하고 이땅에서 친일파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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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g Byeon_7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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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식은 서울대 불문과 졸업 이대에서 잠간 가르칠 때 배웠습니다. 한국은 일본 덕분에 개화되었다. 운명적으로 식민지배를 받게 되었다. 식민사관을 시도 때도 없이 학생들에게 주입시켰다. 불문학 강의는 물론 일본책 읽고 일본인 관점으로 읽은강의를 들으면서도 늘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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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nd89
1
그시절에 배우셨다니, 힘이 드셨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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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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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땅에 일제의 잔재가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 상상하기도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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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아빠
5
도대체 이땅에 얼마나 많은 잔존일본인과 그 수하들이 있는지 상상하기도 어렵네요 빠른 척결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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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
3
늘 좋은 자료를 만들어 알려주시네요. 이제 우리도 일제잔재 청산의 시기가 돌아올겁니다. 힘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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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ko
4
이런식으로 찾으면 얼마나 많은 나쁜놈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정말 대단한 수고와 고생을 해주셔서 감사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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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74
0
이 사이트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소개는 사실 중요한 자료입니다.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우리 역사를 알려주시는거죠. 잘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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