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누구를 믿고 사나
어떤 내외(內外)가 합궁(合宮)을 하다가 하도 흥(興)이 겨워 “여보! 어찌나 맛이 좋은지 나는 하늘로 올라갈 것 같구려!” 하고 남편이 말하자,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은데요” 하였더니, 자는 줄만 알고 있었던 어린놈이 그 말을 듣고 별안간(瞥眼間)에 대성통곡을 하면서 “아버지는 하늘로 올라가고 어머니는 땅속으로 들어가면 나는 누구를 믿고 사나? 엉엉엉”
126. 누어서 구경할 일
이것도 어느 다자녀를 둔 한 가정의 소사일막(笑事一幕)이다. 자녀 많은 내외가 오래간만에 아이들 잠든 틈을 타서 거사를 시작하였는데 한창 흥이 겨웁다 보니 어린놈이 어느 틈에 일어나 앉아서 빤히 구경(求景)하고 있었다. 부모 된 체면에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은근히 화가 동해서 어린놈의 머리를 때리면서 “이 녀석아, 왜 자지 않고 일어나 앉아 있는 거냐” 하고 크게 꾸짖었다. 그러자 자던 줄 알았던 큰아들이 동생을 보고하는 말이 “흥 나처럼 누워서 구경했으면 매 안 맞지!”
127. 깔리기는 깔렸으나
내외가 한창 거사를 하고 있으려니까 자는 줄 알았던 한 아이놈이 “엄마하고 아빠하고 쌈 한다” 하니까 다른 한 놈이 “누가 이기나 보자” 또 다른 한 놈이 “야 엄마가 밑에 깔렸다” 그러자 또 다른 놈이 이내 대(對)를 놓아 가로되 “엄마가 밑에 깔리기는 했어도 물기는 엄마가 물었다!”
128. 범죄자 조사
시골 객주(客主) 집에서 다수의 행인이 합숙을 하였다. 마침 주인집에 방년(芳年)의 처녀가 있는지라 야반(夜半)에 행인 한 사람이 주방에 출입하여 겁탈을 하고 나왔다. 얼마 후에 주인이 그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하여 객방으로 나오더니, 잠든 손님들을 모조리 깨워 일으켜 놓고 범죄자를 적발하려고 하였다.
이에 그자도 자다 말고 일어나는 사람처럼 눈을 부비며 사단(事端)을 자세히 들은 뒤에 주인더러 반상(飯床) 하나를 가져오라 하여 “자, 모두 사타구니를 까고 이 반상 위에 X를 내놓으시오” 하였다. 손님들은 영문을 모르면서 그 사람이 하라는 대로 모두 반상 위에 그것을 내놓으니까, 이제는 주인더러 “자, 따님을 들어오시게 해서 어느 것이 그것이던가 알아내도록 하십시오. 한번 겪을 일이라 대강 짐작이 있었을 터이니까요.” 이에 주인은 차마 딸을 불러드릴 수가 없어 범죄자 찾기를 단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