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과 모스탄 관련 두 사건은 단순한 정치적 이견의 표출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만들어 특정 인물의 공적 평판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나는 검찰 개혁의 진행 과정에 대한 해석을 넘어 ‘국민을 속였다’는 단정적 허위 주장을 공중에 유포한 사례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청소년 시절에 강력한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국내외에 퍼뜨린 사례다.
두 사건 모두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와 재판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공통점은 우리 사회가 이러한 정치적 날조와 음해에 대해 오랫동안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무관심했다는 점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을 빌려 반복되는 비방과 선동을 사실상 방치해 온 결과, 공적 인물의 명예와 공적 토론의 기반이 동시에 훼손되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유시민의 발언은 검찰 개혁의 내용과 속도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혁이 지지부진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 개혁은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나 대통령 공약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고도 했다.
이러한 발언이 미디어오늘 유튜브 방송을 통해 공개되자,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측은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배치되는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해 대통령의 사회적 평판을 현저히 저하시켰다며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고발인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정책 평가의 차이가 아니라, 특정 정책 실패의 원인을 대통령 개인의 의도적 기만으로 단정하고 이를 공중에 확산시킨 데 있다. 검찰 개혁의 구체적 내용과 추진 과정은 공개된 법안, 정부 입장, 국회 논의 기록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이를 넘어 ‘국민을 속였다’는 표현을 선택했다는 점은, 사실의 적시라기보다 정치적 효과를 노린 수사적 비방에 가깝다는 비판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2026년 10월 20일, 이재명 대통령은 유시민 작가에 대한 명예훼손 피고발 사건과 관련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청와대 참모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처벌 불원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청와대는 서울경찰청에 처벌불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통령의 의사가 공식 전달되면 경찰 수사는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고발인 측이 고소를 취하하도록 직접 요구한 형태는 아니지만, 피해자 본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힘으로써 사실상 법적 절차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취지의 결정이다. 시민단체의 고발이 착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이러한 의사를 표명한 것은, 해당 발언에 대한 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적어도 형사 처벌로까지 이어지기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 대사 사건은 보다 직접적인 날조의 성격을 띤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강력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내용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첫 공판에서 그는 “나는 무죄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죄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미국에서 이뤄진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 관할권이 없다며 공소기각을 요청했고, 국내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의 적시가 아닌 의혹 제기나 질문 형식에 해당하며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출발점은 소년원 수감이라는 구체적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청소년 시절의 형사 기록은 공개된 공적 자료와 관련 수사 및 재판 과정을 통해 확인된 바 없으며, 이러한 주장은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미국 시민권자로서 해외에서 한 발언이라는 점, 그리고 재판 관할권 다툼이 있다는 점은 법적 절차에서 다뤄질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지 않는 범죄 전력을 만들어 유포했다는 행위 자체는, 단순한 정치적 비판을 넘어 개인의 인격권과 공적 신뢰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성격을 갖는다.
두 사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우리 사회가 정치적 허위사실 유포에 대응해 온 방식이 얼마나 느리고 소극적이었는지가 드러난다. 검찰 개혁이나 대통령의 과거와 같은 공적 사안에 대해 비판과 의혹 제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그 비판이 확인 가능한 사실과 명백히 어긋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만들어 낼 때에도 ‘표현의 자유’라는 틀 안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공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의 적시와 구분되며,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실제 수사와 기소, 재판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허위 정보는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일수록 ‘나중에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며 사실 확인과 즉각적 대응을 미루는 경향이 강했다. 그 결과, 허위 주장을 퍼뜨린 측은 정치적 효과를 얻고, 피해를 입은 측은 명예 회복을 위해 긴 법적 싸움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러한 관행은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적 토론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치적 적대감을 증폭시킨다.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한 비방은 상대방의 정책 내용이나 공적 행적을 놓고 다투는 대신, 인격 자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다. 이는 유권자가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할 여지를 줄이고, 감정적 동원과 선동에 의존하는 정치를 부추긴다.
특히 대통령과 같은 최고 공직자의 경우, 허위 정보가 확산되면 정책 집행의 정당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비판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확인된 사실과 명백히 배치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만들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법 절차를 통해 책임을 묻는 것이 공적 영역의 최소 규범을 지키는 일이다. 경찰이 고발인을 조사한 유시민 사건과, 첫 공판에서 관할권과 허위성 인식 여부를 다투고 있는 모스 탄 사건은 바로 그 사법 절차가 작동하기 시작한 사례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정치적 음해와 거짓 날조에 대해 지나치게 안일한 태도를 보여 왔다.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해서, 허위사실을 통한 비방과 선동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수사와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책임을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허위 정보가 계속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대응과,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도 유사한 주장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요구된다.
두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날조하는 행위는 더 이상 가벼운 해프닝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공적 인물의 명예를 보호하는 일은 개인적 권리의 문제를 넘어, 사실에 기반한 정치적 토론이 가능한 사회의 기반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법 절차를 통한 엄정한 대응은 그 기반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최근 유시민 사건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최고 공직자 본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할 경우 그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대응이 개인의 선택에만 의존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