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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19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한병도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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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당 대표 두 달, ‘이낙연의 길’을 걷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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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1


요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보면 고구마 몇 개 먹은 것 같은 답답함이 느껴진다. 오늘(10월 21일)로 취임 66일째를 맞은 김 대표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으로 연일 사과하기에 바쁘다.
 
그는 지난 8월 전당대회 대표 당선 직후만 해도 무척 자신감에 차 있었다. 더 유능하고 민생 중심인 정당을 만들겠다며 대변혁을 예고했고 노선 변경을 넘어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장기 목표로는 단순한 총선 승리를 넘어 20~30년 민주당 황금시대를 내다보며 ‘연속집권’의 틀을 짜겠다고 했다.
 
첫 공개 최고위를 부산에서 열어 ‘민생·실용·확장’과 ‘계파 없는 당’을 선언했다. 통합 공약으로는 경선 때 취임 다음 날부터 민주 진영 통합·연대, 중도 외연 확대를 추진할 당내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김 대표의 ‘공약’ 중에서 인상 깊었던 지점은 지지율 관련이었다. 그는 지난 7월 30일 인터뷰에서 “8월 18일부터 민주당은 100% 변할 것”이라며 3개월 안에 지지율 10% 이상 상승에 전력투구하겠다고 했고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함께 오르는 선순환 구조를 100일 안에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성적표는 정반대다. 김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은 오히려 국민의힘에 지지율 역전을 허용했다.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던 구상은 기존 지지층의 이탈을 막는 데서부터 난관에 부딪혔고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던 ‘선순환’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 약속한 시한 100일은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은 김 대표가 자신했던 반등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구나 반전의 동력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달 동안 김민석 대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석하게도 지금 김민석 대표의 얼굴에서 과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이낙연의 국무총리-당대표와 비슷한 길 가는 김민석


2020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고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으면서 정치적 위상은 정점에 올랐다. 그리고 2020년 8월 당대표에 취임하며 차기 주자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국무총리-당대표 모델로 볼 때 김민석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대권 주자 행로는 유사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대통령에 의해 지명된 이점을 온전히 자신의 정치적 역량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인 총리라는 이미지가 대권주자로서의 기대를 높였지만 그 기대를 자신의 독자적인 정치적 지지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이낙연의 추락을 결정적으로 드러낸 사건은 2021년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이었다. 그는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사면론만으로 이낙연의 몰락을 설명할 수는 없다. 이미 부동산 정책 실패와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정국의 주요 현안에서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었다.
 
신중함과 안정감이라는 장점이 정치적 갈등 국면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비치기도 했다. 반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기본소득을 비롯한 정책 의제를 앞세워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냈다. 이낙연에게 부족했던 것은 단순한 지도자의 역량이 아니라 그가 어떤 정치를 추구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국민에게 어떤 정치적 효능감을 줄지에 대한 확신과 비전이었다.
 
이낙연은 지나치게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상황에 민감했고 그것이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신중함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문재인을 거스르지 않고도 이낙연이 어떤 지도자인지 국민에게 설명할 기회가 많았음에도 그는 허송세월을 했던 것이다.
 
김민석 대표 또한 이낙연과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측면이 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결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소극적인 모습은 윗사람에 대한 배려라기보다 자기 색깔이 결여된 아바타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
 
김민석은 도대체 어떤 색깔의 지도자인가


국민들에게 김민석은 어떤 정치인인지 묻는다면 과연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이재명은 성과를 앞세운 행정가형, 노무현은 기득권에 도전한 개혁가형, 박근혜는 강력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카리스마형, 문재인은 신뢰와 이미지를 앞세운 안정형, 윤석열은 검찰총장 시절의 대결 구도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은 투사형 정치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구분이 다소 자의적이지만 적어도 그들에게는 대중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정치적 이미지가 있었다. 그렇다면 김민석은 어떤 유형의 정치인인가. 통합형인가, 개혁형인가, 관리형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독선형인가. 어느 하나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굳이 잡아낸다면 18년 야인 생활을 이겨내고 재기한 정치인 정도가 떠올려진다. 김민석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국민들에게 자신이 어떤 정치를 하는 사람인지 아직 분명하게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이낙연은 안정적인 국정 관리자라는 이미지는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발을 빼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자신만의 선명한 노선과 소신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김민석 또한 이와 유사한 성향이 있다.
 
지도자에게, 그것도 차기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어떤 이슈와 부딪히더라도 머뭇거리거나 선택의 뒤에 숨어 간을 보는 소극적 행보를 보이면 안 된다. 이런 조심스러운 행보는 대권에 너무 욕심을 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김민석의 문제는 중도를 가장한 모호함과 무원칙, 우유부단함이다. 이는 지도자에게 치명적이다. 여론의 선택 뒤에 숨어서 이슈를 좇아가기만 하는 정치인은 정국을 주도하는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중도를 가장한 모호함과 애매함은 지도자에게 치명적


당의 기조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대통령”이라고 답하고 조국혁신당 통합 방식을 ‘흡수합당’에서 “그 말은 안 쓰겠다”로 상황마다 바꾸며 중도 확장과 진보 연대를 한꺼번에 외치는 동안 그가 무엇을 위해 당을 이끄는지 보여주는 철학의 축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가 두 달간 쌓은 것은 파편화된 메시지를 관리하는 기술이지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아니었다. 당 대표가 이슈가 터질 때마다 돌려막기에 급급하고 변명을 하는 것은 대변인이면 족한 기능적 영역이다.
 
특히 김민석의 처지는 이낙연보다 더 불리한 지점이 있다. 이낙연은 적어도 대중적 인기라는 자산이 있었고 그것을 잃은 것이 추락이었다. 김민석은 개인 지지율로 떠오른 적이 없다. 경선 승리의 배경은 당원과 대통령의 ‘지원’ 덕분이었다.
 
더구나 지금 김민석은 대통령 권력이 가장 강한 임기 초반에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이 경우 대통령이 후계 구도에서 다른 카드를 꺼낼 명분은 오히려 더 커진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대표의 지난 두 달을 보고 답답해하더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김 대표가 이 대통령 기대만큼 정치적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석 대표에게는 시간이 없다. 지금의 여당 대표라는 자리는 다시 올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다.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혀 대중의 평가를 끊임없이 받아야 한다. 때로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의 정치 철학을 뚜렷하게 밝혀 국민의 선택을 받고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김민석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대통령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도, 차별화를 위해 인위적으로 대립하는 것도 해답이 될 수 없다.
 
당대표는 대통령이 듣기 어려운 민심을 전달하고 정부가 놓친 문제를 보완하며 때로는 정부의 정책을 수정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종합부동산세 개편 문제 등에서 정부에 보완을 요구해 실제 정책 조정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이러한 사례가 일회성 대응에 그치지 않고 일관된 당정 관계의 원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통합은 추진하는 쪽에서 양보와 희생의 메시지를 던져야


진보진영의 통합에 있어서도 선제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김 대표에게 놓인 두 개의 중요한 미션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함께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통합은 모든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아니다.
 
정청래 전 대표 측과의 갈등이나 조국혁신당과의 관계에서도 협력할 문제와 경쟁할 문제를 명확히 구분하고 그 기준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통합은 그것을 먼저 추진하는 쪽에서 양보와 희생의 메시지를 상대에게 보내야 한다. 김 대표가 다음 대권 구도를 의식해 유불리를 따지는 순간 통합은 물 건너간다.
 
김민석만의 정치적 의제를 구체화해야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민생과 실용, 확장은 어느 정치인이나 내세울 수 있는 목표다. 김 대표가 생활비 정치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면 주거비와 물가, 청년 고용 등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당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수십개의 TF를 운영하는 것보다 몇 가지 핵심 정책을 선정해 입법과 예산, 시행 결과까지 책임지는 방식이 정치적 성과를 설명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구호와 숫자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책임지는 모습이다. 이낙연의 사례에서 살펴볼 대목도 바로 이것이다. 안정적인 이미지는 정치적 상승의 자산이 될 수 있지만 갈등이 격화되는 순간에는 자신의 판단과 원칙을 설명해야 한다. 김 대표 역시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라는 정체성을 넘어 당대표로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정치는 끊임없는 선택과 검증의 과정이다. 그 여정에서 뒤로 숨거나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자에게 대중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당당하게 평가받고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어차피 18년 야인생활 때 정치인으로서는 마지막 나락까지 떨어져 본 적이 있는 김민석이라면 지금부터는 덤으로 얻은 시간일 뿐이다. 정치는 잃을 게 없다고 던질 때 비로소 얻을 게 생기는 승부의 세계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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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6
김민석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뜻을 잘 전달하는 대변인이 아니라 당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민생과 통합을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것인지 분명한 원칙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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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dong
8
김민석 대표가 걸어온 정치 역정에는 오랜 인내와 재기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급한 비판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내세운 민생·실용·통합의 원칙을 일관되게 실천하는 일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당대표로서 뚝심 있게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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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ng_A
6
당대표는 대통령의 호위무사도 아니고 차기 대권을 위한 발판도 아닙니다. 대통령이 놓치는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본분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독자적인 리더십을 함께 세울 수 있어야 진정한 당정 협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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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hee
4
통합은 구호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양보를 요구하기 전에 자신부터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민주 진영의 연대가 차기 권력 경쟁의 계산으로 변질된다면 국민은 금세 알아챌 것입니다. 김민석 대표가 명심해야 할 대목입니다.
( 0 / 500 )
AI720
4
김민석 대표에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그러나 민생·실용·확장이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주거비와 물가, 청년 일자리처럼 국민의 삶을 바꾸는 구체적인 성과로 자신의 정치를 증명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모호한 중도가 아니라 원칙 있는 실용주의입니다
( 0 / 500 )
olive
4
김민석 대표가 경계해야 할 것은 실패 자체보다 실패를 두려워해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는 정치입니다. 모든 계층과 계파의 눈치를 보다가 정작 누구의 신뢰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위험합니다. 지도자는 결국 자신의 판단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 0 / 500 )
모란
3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단순히 홍보 부족이나 일시적인 악재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국민이 무엇에 실망하고 왜 등을 돌리는지부터 냉정하게 살펴야 합니다. 당대표의 역할은 여론을 해명하는 데 있지 않고, 국민이 실망할 이유를 줄이는 데 있습니다.
( 0 / 500 )
은하수
2
김민석 대표가 말한 민주 진영의 통합이 진심이라면 당내 세력 간 유불리부터 따지는 정치를 넘어야 합니다. 통합은 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공동의 가치와 정책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보다 개혁의 지속성과 국민의 삶을 앞세울 때 비로소 명분도 힘도 생깁니다.
( 0 / 500 )
Tech84
1
정치인에게 재기의 기회는 소중하지만 그 기회가 무한정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18년의 야인 생활을 견뎌낸 경험이 있다면 지금의 위기를 피할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합니다. 김민석 대표가 과거의 그림자에 머물지, 자신만의 정치적 색깔을 만들어낼지는 앞으로의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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