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에 대한 의심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다만 2026년 가을, 그 의심이 여권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다시 커지고 있다. 9월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에서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설명을 두고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애초 최대치의 구상을 법무부 안 수사·소추 분리로 말한 대목이었다. 대통령은 그 말을 과거의 최초 논의로 놓은 뒤, 지금은 검사가 아예 수사를 하지 않고 수사기관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라고 덧붙였다. 나흘 뒤 유시민은 그 앞뒤를 자르고, 자신이 알던 민주당의 개혁과 대선 공약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며 기만이라는 단어를 찍었다. 청와대는 사실 왜곡이라며 유감을 밝혔고, 법적 대응 검토설까지 나왔다가 ‘결정된 바 없다’로 수습됐다. 7월 매불쇼에서도 그는 이미 “1년 넘게 개혁이 안 된 것은 대통령이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같은 말이 반복되자, 지지층 일부는 직언으로 듣고 다른 일부는 책임 없는 폭격으로 들었다.
평론가들이 그의 발언을 우려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유시민의 말은 언제나 정보보다 권위에서 힘을 얻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노무현재단 이사장, ‘알릴레오’의 해설자라는 이력이 문장 앞에 붙으면, 확인되지 않은 단정도 사실처럼 들렸다. 조국 국면에서 그는 검찰 수사를 정치 공작으로 재단하는 해설을 거의 매일 공급했다. 그 해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재판 기록과 별도로, 듣는 사람에게는 이미 결론이었다. 이번에도 구조는 같다. 공약과 제도 사이의 간극을 따지는 일과, 국민을 기만했다고 단정하는 일은 다르다. 전자는 평론이고 후자는 선동에 가깝다. 공직도, 당직도, 선거 책임도 없는 사람이 현직 대통령에게 기만의 낙인을 찍을 때, 그 말은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진영 안으로 퍼진다. 김민석 대표가 절제를 말한 것도, 청와대가 처음으로 유감을 표한 것도 그 균열의 일부다. 우려는 그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결론을 내리는 방식에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이다. 틀린 말은 정정되면 그만이지만, 기만이라는 단어는 정정되어도 자리에 남는다.
브레이크가 없어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재산 논란이다. 공직자 재산 공개가 남아 있는 마지막 시절, 그의 자산은 2006년 장관 내정 당시 신고 재산은 약 1억 8,600만 원이었고, 본인 명의 현금은 1,500만 원 수준에 배우자 명의 고양 아파트와 채무를 합친 숫자였다. 같은 개각의 다른 내정자들보다 적었다. 2007년 장관 신고는 2억 6,000만 원대, 2008년 의원 신고에서는 채무를 빼면 마이너스 2억 7,000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그 이후 그는 공직을 떠났고, 재산 공개 의무도 사라졌다. 지금 온라인에 도는 ‘1,000억 재산가’는 확인된 숫자가 아니다. 등기부도, 주식 잔고도, 세무 자료도 공개된 적이 없다. 2024년 그는 서초 아크로리버파크 거주설을 직접 부인하며 방배동 빌라에 산다고 했다. 전용 84제곱미터가 40억을 넘던 그 아파트에 산다는 기사는, 그의 말로는 부동산 매체가 회사 정보를 그대로 옮긴 오보였고, 이름만 빠진 채 정정 없이 남았다. 2026년 7월 박선원 의원은 방송에서, 유시민이 스스로 “정치를 하기 어려울 만큼 부를 모았고 소득세도 많이 낸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본인 육성이 공개된 재산 명세가 아니라 정치인의 전언이다. 액수는 없고 인상만 있다.
그런데 그 인상이 의심을 키운다. 베스트셀러 인세와 강연료, 유튜브 수익만으로 수십 년을 버는 사람과, 정치를 포기할 만큼의 자산을 쌓았다는 사람은 같은 범주가 아니다. 『나의 한국현대사』와 『국가란 무엇인가』 같은 책이 오래 팔린 것은 사실이고, ‘알릴레오’가 한때에 진영의 해설 창구였던 것도 사실이다. 합법적인 경로가 전혀 불가능하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다만 그 경로가 1,000억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별도의 투자 수익, 혹은 공개되지 않은 자산 이동이 없으면 설명되지 않는다. 인세가 아무리 두터워도 억 단위의 연 소득이 십 년 쌓여 천억이 되려면, 세금과 생활비를 뺀 나머지가 거의 전액 복리로 굴러가야 한다. 그는 그 설명을 하지 않는다. 공직자가 아니니 의무도 없다. 의무가 없는 침묵이, 발언의 권위와 겹치면 의심으로 바뀐다. 재산을 공개하지 않아서 정치에 못 들어온다는 관측은 그래서 음모라기보다 구조에 가깝다. 국회로 돌아오는 순간 재산은 다시 신고 대상이 되고, 강연료와 저작권 수입과 그 사이 빈칸이 청문회 질문이 된다. 작가로 남는 한 그 질문은 소문이지 기록이 아니다. 박선원이 전한 ‘세금이 많아 정치가 어렵다’라는 말도, 뒤집어 읽으면 공개가 두렵다는 말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리고 신라젠은 그 빈칸에 붙어 있는 이름이다.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 펙사벡 기술설명회에서 그는 전 장관 자격으로 축사하며, 미국 FDA 승인을 받아 글로벌 3상까지 간 것 자체가 효과가 상당 부분 입증된 증거라고 말했다. 임상 3상은 효과의 입증이 아니라 입증을 위한 시험이다. 그 한 문장이 나중에 피해 투자자의 귀에 어떻게 들렸는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당시 최대 주주 쪽에는 노사모·국민참여당 인연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있었다. 이철의 VIK는 2014년 9월부터 이듬해 말까지 신라젠 지분 14퍼센트의 최대 주주였고, 이철은 이후 대규모 투자사기 등으로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이 건네진 사실도 재판에서 드러났다. 신라젠은 2016년 상장 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에 올랐다가 임상 중단으로 무너졌고, 경영진은 자기 자금 없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해 1,9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사법 처리됐다. 문은상 대표의 재산은 수백억 원이 추징 보전됐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더 넓다. 채널A 취재와 보수 유튜브를 중심으로 ‘여권 로비’, ‘유시민 차명 투자’ 의혹이 퍼졌다. 취재 과정에서 유시민의 이름이 수십 번 거론됐다는 녹취와 편지 공방이 따로 법정으로 갔고, 그 공방의 결말은 로비의 입증이 아니라 취재 방식의 시비로 남았다. 2020년 6월 서울남부지검은 신라젠 계좌를 분석한 결과 유시민이나 노무현재단으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을 찾지 못했고, 정관계 로비 의혹은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단 계좌를 직접 연 것이 아니라 신라젠 쪽 계좌에서 연결 고리를 못 찾았다고 범위를 한정했다. 이듬해 유시민 측은 다른 사안으로 재단 금융 정보가 제공된 적이 있다며, ‘신라젠 관련’이라는 단서가 붙은 답변을 문제 삼기도 했다. 유시민 본인은 “아무리 파도 물이 안 나온다.”, “행사장에서 한 번 인사한 것 말고는 모른다”라고 했다. 법적 결론은 무혐의에 가깝다. 그러나 의심이 죽은 것은 아니다. 임상 성패를 예단하는 축사를 전 장관이 하고, 그 회사의 대주주 쪽에 같은 정치 공동체의 인물이 있었으며, 그 회사가 무너진 뒤 경영진만 처벌되고 주변 네트워크는 설명 없이 남았기 때문이다. 검찰이 계좌에서 돈을 못 찾았다는 말과, 그 자리에 왜 갔는지를 이해시키는 말은 다른 문장이다. 2022년 상장폐지 때 그 축사는 다시 투자자 게시판에 올랐다.
그래서 이 논란은 음모론과 사실이 한 문장 안에서 싸운다. 1,000억은 사실이 아니다. 적어도 공개된 근거로는 사실이 아니다. 신라젠 수익 연루도 수사 결론상 사실이 아니다. 동시에, 재산의 경로를 설명하지 않은 채 정치 복귀를 피한다는 말, 임상 3상을 효과의 증거처럼 말한 축사, 그리고 책임 없는 자리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기만’이라는 단어를 던지는 습관은 사실이다. 대중이 이 셋을 하나로 묶는 것은 논리의 비약일 수 있다. 그러나 비약이 반복되면 인물의 이미지가 된다. 한때 그는 참여정부 지식인의 얼굴이었다. 노무현 퇴임 뒤 집을 가겠다고 했다가 국민참여당으로 돌아왔고, 정의당 창당의 언저리에도 있었다. 그 궤적은 냉소와 복귀를 반복했다. 지금은 그 얼굴이, 자기 진영 안에서도 ‘절제하지 않는 사람’으로 읽힌다.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람이 정치의 문장만 계속 생산하는 구조가, 재산 의심과 겹쳐 보인다. 들어오지 않는 이유가 신념인지 자산인지, 본인 말고는 구별할 자료가 없다.
많은 평론가가 그의 발언을 걱정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이상한 것은 그 걱정이 이제 반대편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 밖의 권위는 재산 공개도, 선거 책임도, 당론의 구속도 없이 문장만으로 유지된다. 그 문장이 틀려도 비용은 그가 아니라 듣는 쪽이 낸다. 신라젠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그랬고, 이번 가을에는 그의 말을 사실로 받은 지지층이 그렇게 되고 있다. 의심은 판결이 아니다. 다만 설명을 거부한 사람에게 남는 유일한 공적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