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과 국민의힘의 김승원 공격은 인사 검증의 옷을 입었지만, 본질은 이재명 정부 2기 법무·검찰 권력의 향배와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전선이다. 그러나 그 공세를 평가하려면 먼저 물어야 하는 질문이 있다. 12·3 내란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당의 의원들과 윤석열 검찰·법무 권력을 상징해 온 한동훈이, 과연 김승원의 ‘정의’와 ‘공정’을 재판할 자격이 있는가. 자격이 흔들린 쪽이 상대의 도덕성을 기소하듯 말하는 장면이야말로, 이번 공방의 왜곡된 출발점이다.
2026년 8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정성호 후임으로 김승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자, 한동훈은 “이재명 공소 취소 모임 대표이니 누구보다 뻔뻔하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공소 취소를 할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피의자석이 설 자리”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9월 15일 증인 없는 청문회와 17일 민주당의 적격 보고서 단독 채택은, 그 공세가 낙마로 이어지지 못하고 임명 절차로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공격의 화력이 아니라, 공격자의 위치다.
김승원은 1969년생, 서울대 공법학과, 사법연수원 28기다. 전주지법·수원지법 판사와 변호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고, 2020년 수원갑 초선, 2024년 재선에 성공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로서 검사 직접 수사권 전면 폐지, 수사·기소 분리,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을 사실상 설계했다. 이재명 대표 시절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와 법률위원장을 맡았고, 공소 취소 모임 공동대표이기도 했다. 야권이 그를 ‘위험한 조합’으로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검찰개혁의 설계자가 집행권까지 쥐면, 윤석열 시기 검찰이 쌓아 올린 사건 처리의 관성과 인사 논리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의 공세가 격렬한 이유도 같은 자리에 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이었고, 검찰 직접수사권과 조직 논리를 지키려 했던 인물이다. 10월 2일 개정 형소법 시행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김승원을 장관에 앉히는 것은, 한동훈이 지키려 한 체계의 해체를 현장에서 완성하는 인사다. 론스타 항소 반대, 대장동 남욱 변호 이력을 꺼내 “나라를 망칠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상실감을 도덕 언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이 말하는 ‘나라’와 ‘검찰의 공정’이, 윤석열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정치 사건 몰이와 얼마나 다른지는 별개의 검증을 요구한다. 자신이 속했던 권력의 수사 관행을 기준으로 상대를 재단하는 일은, 정의의 언어가 아니라 기득 검찰권의 자기변호에 가깝다.
국민의힘의 자격 문제는 더 직접적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체포 방해 등 내란·내란 관련 책임 공방이 사법적으로 정리되는 과정에서, 그 정권의 집권 세력이었던 정당이 상대 후보자에게 ‘피의자석’을 운운하는 것은 전도된 풍경이다. 내란의 한복판에 섰던 세력이 법무부 장관의 도덕성을 독점적으로 심판하려 할 때, 그 심판은 이미 보편적 정의를 말하기 어렵다. 김승원의 제넨셀 기소유예, 가족 협동조합 녹취, 민원 문자를 문제 삼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문제 제기가 ‘내란 책임 정당이 정의를 수호한다’라는 서사로 둔갑하는 순간, 공세의 정당성은 스스로 무너진다.
제넨셀 의혹은 그 전도된 서사의 핵심 칼이었다. 2021년 10월 김승원은 브로커 양모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요청하는 문자와 통화를 했고, 식약처는 약 2주 만에 승인했다. 검찰은 후원금 500만 원 약속 등 대가성을 문제 삼았으나 2024년 기소유예로 종결했다. 한동훈은 “승원 오빠”,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 승인되면 수천억을 벌 수 있다는 발언, 자택 방문 의혹을 연일 공개했다. 제넨셀 창업자 1심에서 법원이 청탁의 성격과 대가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점, 기소유예 검토가 비상계엄 이전부터 이뤄진 점은 한동훈의 ‘외압으로 처분이 뒤집혔다’라는 주장과 어긋난다. 그런데도 수사 기록에 가까운 자료가 청문회 바깥에서 흘러나온 경위는 해명되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의 내부 자료를 정치 공세의 무기로 쓰는 방식이, 한동훈이 비난해 온 ‘정치검찰’과 얼마나 다른지 그는 답하지 못했다.
9월 15일 청문회는 그 공세를 법정에 옮겼을 뿐, 자격을 복원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증인 44명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거부해 증인 없이 약 14시간이 흘렀다. 김승원은 제넨셀을 고충 민원이라 했고, 가족 협동조합에 대해 눈물을 보였으며, 보좌진의 자료 촬영에는 사과했다. 야당은 임상 투약 93명, 수원시 편의 녹취, 영장 기각 판사 아들 채용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증명한 것은 ‘의혹의 확정’이 아니라, 내란 정쟁의 당사자가 상대의 민원 문자와 가족 돌봄을 국가적 타락의 증거로 격상시키는 비대칭이었다.
이재명 사건과의 상관성도 같은 렌즈로 봐야 한다. 선거법 위반 사건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으나, 대통령 재직 중 불소추특권으로 재판은 멈춰 있다. 대장동 등 다른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미 기소되어 대법원까지 간 사건을 장관이 공소 취소로 지우는 일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야권이 두려워하는 것은 파기환송심의 즉시 소거가 아니라, 공소청 출범 이후 인사·배당·지휘·감독이 윤석열 시기와 달라질 가능성이다. 김승원은 의원 시절의 공소 취소 주장과 장관 직무를 구분했고, 총장 지휘와 특검의 인위적 공소 취소 권한에 선을 그었다. 그 답변이 모호할 수는 있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이 정치 사건을 운용하던 방식에 몸담았던 세력이, 이제 와서 ‘지휘권의 정치화’만을 문제 삼는 것은 일관되지 않다.
17일 법사위는 그 공세의 절차적 한계를 확인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이 전원 퇴장한 뒤 민주당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적격으로 단독 채택했다. 청와대는 “팩트로 확인된 의혹은 없다”라는 기류를 밝혔고, 임명 문턱은 열렸다. 야당은 장외투쟁을 거론하지만, 보고서 채택 이후 대통령 임명을 제도적으로 막기는 어렵다. 자격 없는 공격이 낙마를 만들지 못한 결과다.
김승원을 겨냥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검찰개혁의 설계자이자 이재명 사건 대응의 법률 라인에 섰던 인물이다. 장관이 되면 개혁은 입법에서 집행으로 넘어간다. 그 변화를 견제하려는 동기는 정치적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해와 자격은 다르다. 내란 책임 공방의 한복판에 있는 정당과 윤석열 검찰·법무 권력을 대변해 온 한동훈이 정의의 독점 화자가 되는 순간, 김승원 검증은 이미 기울어진 법정이다. 남는 쟁점은 그가 완벽한 후보자인가가 아니다. 수사권을 무기로 정치를 해 온 세력이, 그 무기가 회수되는 인사를 정의의 이름으로 막을 수 있는가이다. 17일의 단독 채택은 그 질문에 국회 다수가 일단의 답을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