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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성 비위 사태’가 드러낸 조국 정치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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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9. 11


조국혁신당이 성 비위 사태 한방으로 조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9일 이번 사태 내홍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추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 원장이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약 한 달 만에 당의 위기를 극복할 임무를 안고 ‘조기 등판’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은우근 상임고문이 당내 ‘성 비위 사건’을 비판하며 10일 탈당하는 등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조국 원장이 조기등판 하더라도 위기를 제대로 수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성 비위 사태에 대한 조국혁신당과 조국 원장의 미온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여론은 이미 등을 돌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온갖 잡음 속에서 조국 원장이 사면 복권되면서 조국혁신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제2의 총선 돌풍을 기대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었지만 지금은 당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사태가 더욱 심각한 것은 외부의 타격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국혁신당 조직 내부의 부패와 부조리가 곪아 터진 것이라는 점이다. ‘조국의 오른팔’로 불리는 힘깨나 쓰는 핵심 당직자가 성폭력 장본인이라는 점은 성 인지 감수성에 대해 집단 체면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내부 자정이나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나 배려의 노력은 ‘감히 조국을 건드린다’는 내부의 비겁한 침묵에 묻혀버렸다.
 
결국 피해자가 탈당 선언을 하고서야 사태가 공론화됐고 조국혁신당 스스로 해결할 기회마저 놓치게 된 셈이다. 조국은 ‘당에서 알아서 하겠지’ 하며 사면 복권 후 자기 정치 하기 바빴고, 당은 당대로 조국을 보호한답시고 피해자를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 사태 해결을 외면한 결과다. 이는 조국혁신당이 공당이라는 점을 의심케 하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대응이다.
 
특히 성폭력 사건이 2차 가해 논란으로 확산된 뒤 조국이 내놓은 뻔뻔한 면피성 발언(“당시 비당원 신분이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은 부정적 여론에 결정적으로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조국이라는 이름까지 당명으로 쓰며 당과 자기를 동일시하던 조국 원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건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선을 그으려는 태도에 대중들은 크게 실망했다. 이는 국민들이 ‘권력 맛을 본 조국의 위선’을 다시 보게 된 결정적 장면이었다.
 
사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총선에서 ‘윤석열’이 아니었다면 여의도에 명함을 못 내밀 당세였다. 조국 원장이 급조해 만든 당은 비례대표 12석 당선이라는 전무후무한 로또 정당으로 자리매김 됐다. 대부분 정치 초년병들인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각종 방송과 유튜브 등에 출연하며 몸값을 불려 나갔다.
 
하지만 쉽게 얻은 배지는 쉽게 잃는 법이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금배지 권력에 취해 그들이 가장 살피고 돌아봐야 할 사회적 약자를 무방비 상태로 들판에 방치했다.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의 정책에 대해 기억하는 국민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윤석열 죽이기’와 검찰 정치에 대한 증오로 12석을 거머쥔 조국혁신당은 총선 후 나른한 권력에 취해 그 어떤 혁신이나 쇄신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사회권 선진국’이란 슬로건과 함께 창당 때부터 강조했던 사회개혁 입법은 등원 1년을 훌쩍 넘기고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말로만 떠들 뿐 실질적인 정책개발이나 추진 노력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조국의 귀환이 이뤄진 것이다. 의원들과 당원들도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조국의 미소와 머리 쓸어올림으로 또 대박이 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와 달콤한 권력에 안주했다. 그리고 그 기득권 향유의 정점이 바로 성 비위 사태에 대한 무능한 대처였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12석의 공당이 성 비위 사태에 대해 그렇게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몇 가지 조국혁신당이 안고 있는 한계가 있다.
 
먼저 조국혁신당은 조국이 만든 1인 정당에 가깝다. 정당 역사를 볼 때 1인 정당이 오래 가거나 살아남은 사례는 단연코 없다. 1992년 정주영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은 정치를 우습게 본 기업인이 대권 도전을 위해 급조한 정당이었다. 국민당은 정주영 개인 리더십에 의존하다가 선거 패배 후 급속히 와해됐다.
 
1997년에는 이인제가 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독자 대선 출마를 위해 국민신당을 뚝딱 만들었지만 선거에서 패배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2007년 벤처기업가 출신 문국현이 만든 창조한국당도 ‘깨끗한 정치’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지만 의회 기반과 조직력이 전무해 결국 원내 존재감도 상실하고 소멸됐다. 이처럼 ‘총재’ 1인에게 완전히 의존하는 정당은 ‘떴다방’ 이상의 퍼포먼스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두 번째는 목표가 사라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총선 뒤 ‘윤석열 모두까기’ 외 이렇다 할 정치적 지향점을 보여주지 못하던 조국혁신당 또한 조국의 이미지 정치 한계를 극명하게 노정한 채 내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급속히 사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반 윤석열’과 검찰 정치 투쟁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는 했지만 그 후 조국혁신당은 정당으로서 가장 중요한 지점인 혁신을 통한 정책정당으로의 전환을 이뤄내지 못했다. 정책정당으로서의 역할보다 여전히 조국 1인극에 만족하는 당으로 남으려다 보니 성 비위 사건이 터졌을 때도 ‘대장’이 감방에 있다는 핑계로 사태를 방치한 것이다.
 
윤석열 내란혐의와 탄핵의 정리는 현재 3대 특검에 의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국혁신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다. 호기롭게 불은 질렀지만 그 후의 뒷정리는 이미 더불어민주당과 특검이 순조롭게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여전히 철 지난 ‘조국 미남 프레임’으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기대하다가 성 비위 사태 한방에 나자빠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조국이 말한 “윤석열 정권을 부수는 쇄빙선 구실을 마쳤으니, 국민의힘을 깨는 망치선이 되겠다”는 건 조국혁신당이 얼마나 12석의 성공에 취해 철 지난 나팔을 그들끼리 불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세 번째는 조국혁신당이 리더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비대위 체제로 만들면서 피해자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비대위원장으로 긴급 등판시키려 한다. 또 다시 조국의 원톱 플레이에 의존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조국혁신당이 공당으로서의 자정능력과 위기대응 능력을 시험대에 세운 사건이다. 조국이 직접 나서기보다 공당의 시스템에 의해 슬기롭게 해결한다면 조국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만에 하나 조국이 이번 사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면 그는 무능한 리더로 완전히 낙인 찍힐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법리스크와 윤석열의 맹렬한 저지 속에서도 대권을 차지한 결정적 배경은 그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을 거치며 쌓은 기본적인 행정 능력과 정책 이해도, 조직 관리 능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조국은 지금까지 그런 행정적, 정책적 퍼포먼스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오늘날 정치가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잘생긴 외모나 화려한 언변이 아니다. 시대는 능력과 정책을 갖춘 ‘실무형 지도자’를 원한다. 그러나 조국은 이 새로운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못한다. 시대는 이제 잘 생기고 말 잘하는 정치가보다 능력과 정책을 겸비한 ‘실무형 지도자’를 원한다.
 
조국은 과연 그런 바뀐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인가. 그렇지 않다. 조국혁신당을 뒤흔든 성 비위 사태는, 조국이 스스로를 이미지 정치인에서 능력 있는 지도자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일 뿐이다.
 
조국은 당의 성 비위 사태 질문을 받을 때 예전처럼 한가롭게 앞머리를 뒤로 쓸어올리는 ‘여심 자극 퍼포먼스’로 잘난 척을 하며, 함구로 일관했다. 그는 이제 말 탄 왕자님 퍼포먼스를 멈출 때가 됐다. 더 이상 조국을 태울 꽃마차는 오지 않을 것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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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dong
6
솔직히 조국혁신당은 시작부터 조국 개인 팬덤 정당이었죠. 성 비위 사건은 그냥 기폭제일 뿐, 내부 시스템이 없으니 이렇게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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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gjoon
5
피해자가 탈당해야 공론화가 된다? 이게 정당 맞습니까? 진짜 국민을 위한 당인지, 조국 하나 위한 사조직인지 분간이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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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7
당 이름부터 ‘조국혁신당’… 이런 개인숭배식 정당은 역사적으로 다 오래 못 갔어요. 정주영, 이인제, 문국현 사례 그대로 재연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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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nstar
6
12석 로또 당선이 자기 실력인 줄 알고 설치더니, 결국은 성 비위 사건에 무너지는구나. 공짜로 얻은 권력은 금방 날아간다더니 딱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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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doll
4
조국이 비대위원장 한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요? 본인이 이미지 정치만 해왔는데 위기관리 능력이 있을 리가… 이번에 완전히 시험대 올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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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hrodite
4
성비위 사건을 이렇게 무책임하게 대응한 거 보면, 그동안 떠들던 ‘사회권 선진국’이니 뭐니 다 거짓말이었던 거죠. 결국 자기들 권력 유지가 목적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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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4
말 잘하고 머리 쓸어올리는 퍼포먼스가 언제까지 통할 거라 생각했는지… 시대가 바뀌었는데 조국만 옛날 프레임에 갇혀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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