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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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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8. 25
김어준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미디어 인물 중 하나다. 그의 궤적을 추적해보면, 이명박이라는 당시에는 희대의 정치부패 권력자를 사회고발 보도한 언론인으로 시작해 문재인을 거치며 권력을 갈망하는 정치적 행위자로 변모해온 과정을 명확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성향의 변화가 아니라, 권력과의 거리에 따른 근본적인 정체성의 전환을 보여준다. 김어준의 사례는 미디어 권력이 개인의 도덕성을 어떻게 침식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권력욕이 어떻게 언론인의 본질적 사명을 왜곡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어준이 ‘나는 꼼수다’를 통해 대중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 그의 동기는 순수했다. 그는 기존 언론이 하지 못하는 권력 감시 역할을 자임했고, 구어체 사용만으로도 충분히 현실 정치를 비판하고 권력을 감시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실제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 시기 김어준의 활동은 명확한 도덕적 기준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권력의 부패와 비리를 폭로하고,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었다. 그의 그런 시도와 시의적절한 사회적 욕구가 처음부터 민주주의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아마도 그간 미증유의 캐릭터에 과도한 해석을 내린 대중이 그의 최종적인 목표를 간과했던 시대였을 것이다. 그럴만한 증거는 무엇보다 일관된 공격성에서 나타났다. 누가 권력을 잡고 있든,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든, 그는 권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러한 태도는 많은 시민에게 신뢰를 주었고, 그를 ‘시민의 편에 서 있는 언론인’으로 인식하게 했다. 이 시기 김어준의 가장 큰 장점은 권력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그는 어떤 정치인과도 개인적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않았고, 항상 비판적 관찰자의 위치를 고수했다. 이러한 거리감은 그의 발언에 객관성을 부여했고, 시민들이 그를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박근혜 탄핵 과정에서 김어준이 얻은 엄청난 정치적 영향력은 그의 내면이 밖으로 드러나는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수십만 명이 그의 방송을 듣고, 그의 한 마디에 정치적 여론이 움직이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김어준은 자신이 단순한 언론인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치적 권력을 가진 존재임을 자각했을 것이다. 이 깨달음은 우리는 흔히 페르소나라고 부른다. 원래 단 하나의 페르소나조차 소질이 없는 한국인들이 김어준의 청량함에 매혹되어 대리만족과 성역화를 시작했다. 유행하는 모든 것을 숭배하는 한국인 특유의 세뇌 역학이 작동한 것이다.
 
그러나 점차 그의 도덕적 기준에 미묘한 균열을 가져왔다. 탄핵 과정에서 그는 여전히 도덕적 대의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콘트롤하지 않았다. 자신의 영향력으로 정치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경험은 그를 도덕적 언론인에서 정치적 행위자로 변모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박근혜 탄핵이 성공하면서 김어준은 ‘승리의 맛’을 보았다. 이는 단순한 언론인으로서의 성취가 아니라, 정치적 권력을 행사해 현실을 바꾼 경험이었다. 이 경험은 그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더는 그는 권력을 감시하는 외부인이 아니라, 권력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내부인이 되고 싶어 했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면서 김어준의 변화는 완성되었다. 그가 문재인을 ‘형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단순한 친밀감의 표현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갈망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호칭에는 여러 층위의 의미가 담겨 있다. 첫째, 이는 권력에 대해 동경과 복종의 표현이다. ‘형님’이라는 호칭은 위계 관계를 전제로 하며, 김어준이 자신을 스스로 문재인의 아랫사람으로 위치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이는 권력 접근에 대한 욕망의 표현이다. 개인적 친밀감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이 권력의 내부 원에 속해 있음을 시사하고자 했다. 셋째, 이는 독립적 언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한 선언이다. 권력과의 거리를 유지해야 할 언론인이 한때 권력자를 ‘형님’으로 부른다는 것은 조직폭력배의 집단 유지와 본질에서 비슷하다.
 
문재인 정권하에서 김어준은 사실상 권력의 시녀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정권의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고, 정권에 불리한 여론이 형성되면 이를 반박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역할을 했다. 이는 언론인의 본질적 기능인 권력 감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이었다. 더 나아가 그는 권력의 홍보 담당자 역할까지 자임했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신 이를 합리화하고, 정권의 실패를 다른 세력의 탓으로 돌리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행태는 그가 독립적 언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포기하고, 권력에 기생하는 존재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김어준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미디어 권력을 구축했다. 그의 방송은 수십만 명에서 백만 명 이상의 고정 청취자를 확보했고, 이들은 거의 종교적 수준의 충성도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미디어 권력은 그에게 실질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부여했고, 그는 이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어준의 미디어 권력은 전통적인 언론 권력과는 다른 성격을 갖는다. 전통 언론이 적어도 형식적으로나마 객관성과 공정성을 추구한다면, 김어준의 미디어는 처음부터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설계되었다. 이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정치적 동원을 주목적으로 하는 선전 매체에 가깝다.
 
최근 김어준이 보이는 행보들, 특히 정청래 등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는 그의 권력욕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그는 더는 기존 권력에 기생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이 원하는 인물들을 권력의 자리에 앉히려 하고 있다. 이는 김어준이 언론인을 넘어 정치적 유사 킹메이커가 되려는 야망을 보여준다. 왜 그런 역할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인지, 이제 나이 들고 식상하고 진부해져 가는 김어준에 실망감이 크다. 그는 자신의 미디어 권력을 통해 정치인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실제로 그런 영향력을 행사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가져야 할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다.
 
김어준의 사례는 권력에 가까워질수록 개인의 도덕적 판단력이 어떻게 마비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권력과의 거리가 멀 때는 명확했던 선악의 기준이, 권력에 가까워지면서 점차 흐려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익과 권력의 이익이 일치하면서 그는 객관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방기했다. 김어준의 고정 지지층이 보여주는 맹목적 충성도는 그의 권력욕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었고, 민주당의 나약한 정치인들이 김어준 앞에 보여준 태도는 진정 한국의 정치 위계가 땅바닥에 떨어진 모습이다. 자신의 어떤 발언이나 행동도 무조건 지지받는 상황에서 그는 점차 자신의 영향력을 과신하게 되었고, 더 큰 권력을 추구하게 되었다. 권력에 가까워지면서 김어준은 진정한 비판을 받을 기회를 잃었다. 주변에는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만 남았고, 비판적 목소리는 모두 적대 세력의 공작으로 치부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그는 자기 성찰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도덕성을 점검하지 않게 되었다.
 
이 도덕성을 간과하고도 정치 그 자체와 정면으로 충돌한 ‘다스뵈이다’가 대중에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은, 대중 역시 도덕적 검증 내지는 자가 검열을 벗어난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한국인은 너무나도 정치와 사회, 가정과 교육에 희생당해 왔다. 할 말을 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걸 선택하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나라인 만큼 억울한 소리를 듣지 않게 행동하는 김어준으로부터 시원한 대리만족을 느껴왔다. 오세훈 덕에 겸손이 힘들다고 외칠 만큼 자란 김어준은 겸손만 갖췄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고질병을 어느 정도 고쳐 놓을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었는데 그는 대중의 욕구를 자신의 욕망과 등가 교환해버렸다.
 
김어준의 변화 과정은 권력욕과 개인의 도덕성 추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도덕적 언론인으로 시작한 그가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적 행위자로 변모한 과정은, 권력의 유혹 앞에서 인간의 도덕성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내란의 밤에 도망갔다고 국회 과방위에서 당당하게 밝힌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다. 국회의 경호를 제안받을 정도가 된 현재의 김어준은 더는 언론인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미디어 권력을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는 권력 추구자일 뿐이다.
 
김어준의 사례는 한국 사회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권력 중에 미디어 권력은 세뇌와 선동을 동시 진행하는 아주 좋은 꿀 권력이다. 대한민국의 미디어는 일제 선동 언론에 뿌리가 있는 만큼 그 교묘함은 대중의 상상력으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이 권력은 반드시 견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도덕적으로 보이는 인물도, 실은 권력의 욕망을 숨기고 있는 시체꽃 같은 존재라는 것을 대중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유혹 앞에서는 얼마든지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인데 한국인은 대리만족을 위해 아이돌을 만들어낸다. 김어준을 만든 것은 바로 국민이다. 그가 도덕성에 기초한 유튜버가 아니라, 더 사욕적인 더 사업적인 길을 간다면 대중은 판단을 잘해야 할 것이다.
 
한국 사회는 권력 견제 시스템이 있어야 할 자리에 극우, 친일파, 친미파, 극단적인 개신교파, 일베파, 래디컬 페미파, 남혐파, 여혐파 등이 곰팡이처럼 기생하고 있다. 그들은 저마다 권력에 가까이 갈 날을 고대하며 언젠가는 국회의원도 죽이고 김어준도 죽일 것이다. 권력에 도덕성이 배제되면 부패가 쉬워지고 상식이 몰상식이 된다. 어떤 경우든, 언론인으로서의 김어준은 과거의 인물이 되어 가고 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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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min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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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 권력을 견제하지 않고 숭배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는 더 이상 언론인이 아니라 권력의 확성기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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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man
9
비판만 하기엔 또 애매합니다. 결국 김어준이 열어놓은 미디어 공간 덕분에 시민들이 접할 수 있었던 정보도 많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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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사회
6
김어준을 만든 건 사실 국민 맞습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대리만족’을 투영했기 때문에, 지금도 팬덤처럼 작동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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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m
13
‘시체꽃’이라는 표현이 정말 섬뜩하면서도 와닿네요. 겉으로는 정의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권력이라는 독을 품고 있었다는 비유가 기가 막힙니다. 그의 행보는 결국 그 자신을 위한 것이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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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9
그래도 김어준이 없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체를 국민들이 그렇게 빨리 알 수 있었을까요? 공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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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76
7
정확한 진단이네요. '겸손'이 부족해서 대중의 욕구를 자신의 욕망과 등가 교환했다는 표현이 인상 깊습니다. 결국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순간 타락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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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piter
9
권력을 견제해야 할 자리에 극단 세력만 넘쳐난다는 마지막 문장은 정말 와닿네요. 결국 민주주의의 문제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시스템 부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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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ar_man
12
김어준을 비판하는 게 쉽지 않은 분위기였는데, 이렇게 정면으로 분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리 만족을 위해 우상을 만들어내는 대중의 심리까지 꿰뚫어 보셨네요. '김어준을 만든 건 국민'이라는 말이 제일 아프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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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hak
6
탄핵 이후 ‘정치적 킹메이커’가 되려는 욕망이 드러나면서 본래의 날카로움은 무뎌지고, 자기 합리화만 커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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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ngrang
3
기성 언론이 다 권력 편에 붙어 있을 때, 김어준만큼 대중과 같은 언어로 맞서준 언론인이 또 있었나요? 완벽하지 않아도 여전히 소중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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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orSociety
7
김어준을 정치꾼처럼 비난하지만, 사실 그의 방송이 대중에게 준 정치적 각성과 해방감은 무시 못합니다. 그건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한 거죠.
( 0 / 500 )
dias
7
결국 김어준은 권력 비판이라는 명분 아래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진 것이었네요. '권력에 가까워질수록 도덕성이 마비된다'는 결론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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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man
6
사람이 완벽할 순 없죠.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해도 김어준이 그동안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바는 분명히 큽니다. 그걸 다 부정할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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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ri
6
정말 공감 가는 분석이네요. 초반의 신선함과 날카로움이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진영 논리에 갇힌 홍보 방송처럼 느껴졌어요. 권력 앞에서 무너지는 도덕성이라는 지적이 핵심을 찌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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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5
‘나는 꼼수다’ 때의 김어준은 정말 통쾌했는데… ‘형님’ 소리 듣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죠. 독립 언론인이 아니라 그냥 정치인 편에 선 스피커가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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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89
4
그럼에도 김어준이 여전히 정치권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방송인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죠. 그 영향력은 실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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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품
1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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