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사에서 지속적이고 논란이 많은 이슈 중 하나는 정당과 종교단체 간의 밀착 관계다. 특히 국민의힘(2020년)과 그 전신인 한나라당(1997년), 새누리당(2012년), 자유한국당 (2017년)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과 맺은, 또는 그럴 것으로 추정되는 이 원시적인 제정일치와 정교 유착관계는 정치적 추문을 넘어 대한민국 정치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현상이다.
윤석열의 계엄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대한민국의 국교는 개신교나 마찬가지라는 암묵적 사회적 동의가 있었을 만큼 서양 종교가 대세였지만, 김건희와 윤석열의 됨됨이 덕분에 개신교 외 종교에서 망국에 이르는 신념에 함몰되어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쯤 해서 한 번쯤 한국인의 종교신념이 어떤 상황에 와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백 년 전 정치인 이승만의 정치를 계승하면서 친일 친미로 변신해 민족 배반 정당 정체성의 정수이자 정점을 윤석열 정권에서 맛본 독자들은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다. 그러나 ‘리박스쿨’이 처벌되지 않고 꼬리 잘린 도마뱀처럼 슬금슬금 도망가서 언젠가 다시 등장할 시기만 노리도록 풀어 두는 뒤에는 숱한 사이비 종교단체 소속 인물들이 사법 입법 행정의 요소요소에 끼어 있음도 알 필요가 있다. 특히 처벌할 권리와 책임이 있는 사법부의 농간은 필설이 필요치 않을 정도다.
미국과 개신교는 대한제국의 뒤에 버티고 있었고 그 위세가 대한민국을 휘어잡아 여기까지 왔다. 개천절 민족의 긍지가 서양 종교에 휘둘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교리 선동이 있었는지는 많은 독립운동가가 개신교 신자라는 것만 보아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 지난 백여 년 동안 땅에 떨어진 민족의 동질성은 연기처럼 사라졌고 이제 남은 것은, 온갖 병리 현상과 어떤 범죄에도 놀라지 않는 우리 자신이다. 여기에 신천지 같은 단체가 개신교의 허점과 모순을 파고들어 벤치마킹했으니, 과연 서양의 종교만 흉내 낸 것일까. 패전 후 일본의 엄청난 교세 확장 아래 있던 각종 신흥 사이비종교의 발흥도 한몫했을 것이고 통일교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신도가 증가한 종교 사업을 벤치마킹한 것은 영성 가득한 영악한 한국인에게는 식은 죽 떠먹기였을 것이다. 일본이 사이비종교 발호를 경계하지 않고 경제발전에만 눈을 돌리면서 병들어가는 사회를 방치하고 조장했듯, 한국도 그 전철을 따랐다. 그것이 바로 정치다.
신천지는 예수가 장막에서 증거를 보여주는 모양새를 연상하게 하는 마치, 수백 년 전 일본 에도시대 사무라이들의 기독교 경도 현상을 기록한 역사책을 현대 한국이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1984년 3월 경기도 안양에서 만든 신천지는 현재 행정을 경기도 과천시에 두고 있는데 신천지 교도들은 이곳을 ‘약속의 땅’ ‘성지(聖地)’로 여기며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정부 제2 종합청사가 위치한 과천은 아파트 아니면 정부 기관이다. 관공서가 많은 탓에 어떤 때는 지나가는 길에 검문당한 적도 있던 시절이 있을 만큼 공권력의 위세가 깃든 동네다. 온갖 공무원의 직업이 모여 있는 과천은 아파트도 텃세, 공무원의 자녀들이 다니는 유치원도 텃세, 모든 것이 공무원을 위한 성역인 것은 분명하다. 물론 부동산에 재미를 볼 수 없게 된 이상 철 지난 이야기일 것이다. 정부 기관이 많은 곳에 사이비 종교단체가 극성인 이유는 관악산 등산 경험이 있다면 느낄 수 있는 영험한 산의 기운을 쭉쭉 빨아 먹은 교주들의 ‘영빨’이 잘 받을 수 있는 지역인 까닭도 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한 공무원 집단 지역에 사이비 종교단체라, 어찌 보면 모순이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그들이 원하는 건 정치다.
한센병을 앓았던 이만희는 유재열의 장막 성전 성도로 사이비종교의 피해자에서 그 모방으로 청출어람을 증명한 종교사업가다. 신천지의 가장 큰 특징은 극도로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 구조다. 교주인 이만희의 절대적 권위 아래 모든 신도가 엄격한 위계질서를 따르며, 이들의 결속력과 조직력은 다른 종교단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상하지만, 이 위계질서에 순응하면서 서로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유대감과 친밀도가 높아지는 행동 양식은 한국인의 특징 중 하나다. 전근대 시대 나라님, 또는 규율에 극도의 순종을 보였던 유전자가 일제 침략 기간의 순응과 노예근성,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진 반발성을 지나오면서 갈 곳 잃은 영혼들이 자신들에 주목해 주는 신천지에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신천지의 교세 확장은 ‘정치권 밭갈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포교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단순히 종교적 구원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단의 생존과 확장을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은 신천지가 단순한 종교단체를 넘어 정치적 이익집단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일교가 가정과 결혼이라는 개인적 영역을 건드렸다면 이만희는 근대성을 모두 건너뛰고 정치로 직행했다.
친일 정당과 신천지 간의 유착 의혹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때부터다. 그 발단은 매우 상징적인 정당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당명(黨名)’ 문제였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한 내부 행사에서 ‘새누리당 이름을 내가 지어줬다’라고 발언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한국 정치계에 큰 파문이 일었다. 이 주장의 근거는 언어학적 유사성에 있었다. ‘신천지(新天地)’를 순우리말로 번역하면 ‘새 하늘과 새 땅’, 즉 ‘새 세상’, ‘새로운 땅’을 의미한다. 이것이 ‘새누리’와 일맥상통한다는 게 이만희 총회장의 주장이었다. 다른 의미로 신세계, 밝달, 새누리, 온누리 등 민족의 개벽 또는 민족의 정신적 해방을 가져올 미륵 사상과 배달민족의 뒤엉킨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잘 이용한 이름이다.
사이비종교 교주가 대한민국 굴지(?)의 정당명을 작명했다는 사실을 그 당시 뉴스에서 들었던 독자도 있을 테지만, 결정적인 사회적 스캔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디어가 공론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이 특정 종교 지도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이름을 사용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이자, 언론이 알아서 거르거나 알아서 강조하는 방향으로 모든 정치가 이루어진다는 증거가 된다. 당시 새누리당은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박에 나섰다. 당 차원에서 2012년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조동원 당시 홍보기획본부장이 주도해 만든 순수 창작물이라고 해명하며, 이만희 총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까지 했다. 2020년 검찰은 이만희 총회장의 발언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공연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이로 인해 의혹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채 계속 남아있게 되었다. 이승만, 박정희의 친일 친미도 사법부와 그 구성원의 범죄도 리박스쿨도 모두 시간이 가면 잊히는 언론과 방송의 스킬에 의해 미디어 정치로 묻힌다.
2020년 초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 지역 차원에서 의혹이 전국적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신천지 대구교회가 집단 감염의 진원지로 밝혀지면서, 당시 제1야당이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대응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핵심은 미래통합당의 이중적 태도에 있었다.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정부의 초기 방역 실패를 연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집단 감염의 직접적 원인 제공자인 신천지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단순하고도 모순적 정치 태도에 무감각해진 국민과 코로나 시국이 맞물리며 의구심이 분노로 이어졌다. 특히 권영진 대구시장의 대응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구시는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체 신도 명단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고, 강제적인 시설 폐쇄나 압수수색 등 강경한 방역 조치를 취하는 데 머뭇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다른 지역의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과는 대조적이었다. 사람의 생사가 걸린 문제만큼 심각하고 진지한 대처가 요구되는 일이 없는 법인데, 한국인은 정치가 목숨에 앞서는 민족이 되었다. 코로나19 초기 대처에서도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분노하지 않고 넘어갔다. 감염병에 철저함을 기대할 매체가 없다는 사실을 국민 스스로 증명하지 않았던가. 트로트 삼매경의 나락으로 떨어져 천지 분간을 하지 못하게 된 지난 세월 동안, 윤석열과 김건희의 정치가 무르익었던 세월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무모하고 우매한 대중을 키우는데 탁월한 대한민국 매스컴과 정치, 그리고 종교는 그야말로 삼위일체다.
코로나 이후 잠복기에 들었던 의혹은 2025년 7월, 예상치 못한 인물의 입을 통해 역대 가장 구체적이고 충격적인 형태로 재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돼지 발정제의 홍준표 대구시장이었다. 홍준표 시장은 자신의 sns에,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이만희의 지시로 신천지 신도 약 10만 명이 당원으로 가입해 당시 윤석열 후보를 조직적으로 도왔다.’라고 올렸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나 의혹 제기가 아닌, 홍 시장이 이만희와 직접 나눈 대화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며 주장의 신빙성을 높였다. 이 폭로가 갖는 의미는 엄청나다. 만약 사실이라면, 특정 종교단체가 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과정에 직접 개입해 결과를 왜곡시켰다는 이야기가 된다.
홍준표의 폭로는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던 정치 종교 유착의 비리를 넘어 대한민국 정권 창출에 얽힌 체제 자체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야권은 즉각 ‘국기 문란에 해당하는 대선 개입 스캔들’이라며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선거법 위반도 국가 운영의 정통성 자체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에도 언제나 시간이 답이다. 시간이 흐르면 물 흐르듯 씻겨 내려가는 관행이 인류사에 드문 매춘부 정치로 이어졌다는 결과 하나만이라도 뇌리에 박아 둠이 좋을 듯하다.
홍준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들도 재조명되었다. 과거 신천지 간부들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막아줬다는 인식이 교단 내에 퍼져, 그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라고 증언한 내용이 다시 주목받았다. 이는 신천지가 윤석열에 대해 특별한 호감이 있었고, 그것이 조직적 지원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실체가 없는 얘기’라며 홍 시장의 주장을 일축했지만, 당내 파장은 상당했다.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주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고,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는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는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신천지 측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교단 관련자들이 구속되는 등 탄압을 받았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만약 정말로 윤석열을 도왔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특혜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신천지 조직의 누가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았는지 분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하는 바이며, 특정 후보를 위한 사이비종교의 조직적 당원 가입 정황은 당원 명부 공개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사이비 또는 비 사이비종교 집단의 정치질을 뿌리 째 드러내 일벌백계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창녀 영부인이 아니라, 전 국민이 매춘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신천지와 보수 정치 세력 간의 관계는 정당 차원을 넘어서 언론 영역에까지 확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 김성동 현 EBS 부사장의 경우, 2016년 5월 월간조선에 ‘HWPL 이만희 대표 인터뷰-내가 지구촌 전쟁종식과 세계평화운동에 뛰어든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신천지가 포교를 위해 내세우는 대표적인 위장 단체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의 활동을 집중 조명하며, 이만희 총회장을 마치 ‘지구촌 평화 운동의 선구자’처럼 묘사했다. 이런 방식으로 퍼져 나가는 위장 단체는 권력을 잡고 싶은 래디컬 페미 계열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정치가 시궁창인 나라에서 온갖 기생 생물이 난무하는 꼴 그야말로 종의 말기 현상, 누구나 끼어들어 한몫 챙기고 보는 시대의 조류다.
김성동의 월간 조선 인터뷰 당시에도 교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던 신천지 교주를 유력 월간지가 비판 없이 홍보해줬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큰 공론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사회문제에서 적극적인 공론화가 막히자, 김성동의 이후 행보는 점입가경이었다. 그는 월간조선에서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대변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윤석열 정부에서 EBS 부사장으로 임명되었다. 현재, 국민의힘에 윤석열 지지자들이 대거 유입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며, 조속한 내란당 해산을 촉구하는 바이다.
국민의힘 측의 주장처럼 이러한 의혹들이 명확한 물증 없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정치적 공세’의 측면이 있다는 분석은 ‘역 음모’ 현상이다.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이용해 상대 진영에 프레임을 씌우는 손쉬운 공격 수단으로 자신들이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신천지 관련 의혹들은 주로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경향을 보여 정치적 타이밍을 노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물적 증거보다는 정황과 증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초기박멸에 실패한 유해 생물이 창궐하게 된 것과 거의 같은 논리에서 설명이 지만, 한반도는 유해 생물이 뿌리내리기 힘든 지형적 특징이 있다. 국민 정서 역시 마음만 먹으면 해낸다. 아직 마음을 먹지 못했다면 후손을 위해 심사숙고를 촉구한다.
이러한 정치적 공세론에도 한계가 있다. 만약 정말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억측이라면, 이토록 구체적이고 일관된 의혹들이 20년 가까이 지속할 수 있을까. 홍준표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언젠가는, 하는 의문이 남는다. 만약 특정 집단이 조직력을 동원해 정당의 의사결정이나 선거 결과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의혹들이 반복되고 정당과 선거 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깊어지면 국민의 삶은 피곤이 가중돼 트로트에만 빠져 살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가 바라마지 않는 국민 개돼지가 성립되는 것이다.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든, 특정 집단이 정당의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다는 의심 자체가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