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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진보의 ‘아픈 손가락’에서 ‘골치 아픈 손가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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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8. 18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사면 복권됐다. 조 전 대표는 자신의 사면에 대해 반대 여론이 상존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해 찬성 43%, 반대 48%로 나타난 바 있고 특히 30대의 반대 비율이 62%에 이르는 등 조 전 대표의 사면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조 전 대표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제 사면에 반대하신 48%의 국민께 저의 효능, 저의 역할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사면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물론 저는 검찰 수사는 물론이고 법원의 유죄 판결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그러나 그 말을 지금 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려와 비판을 이해하고 감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조 전 대표의 이런 태도는 자신의 ‘무죄’에 대해 적극 항변하기보다 사면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선택’을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곧 조국 전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불공정과 계급적 특권의식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전히 48%의 국민들은 조국 전 대표가 서울대 법대 교수가 아니었다면, 우리 사회의 대표적 사회지도층이자 기득권이 아니었다면 자녀의 입시 ‘비리’도 없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국민들은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부지불식간 이용해 자녀의 입시에 ‘편법’을 이용했다는 ‘불공정 비리’에 대해 여전히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 전 대표는 당시 입시 관행을 따랐을 뿐이지 그것이 온 가족이 도륙당하는 풍비박산의 엄청난 죄는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사실 ‘조국의 사면’은 한 개인의 단순한 죄의 사함이 아니라 기득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편법과 비리를 법적으로 용인해주는 결과를 가져다줄 위험이 있다는 데 문제의식이 있다. 이런 지적은 내년 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는 그에게 커다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자신의 SNS에 “조국 일가의 아빠 찬스 등 입시비리 범죄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윤석열에게 더 얻어맞았으니 사면하는 것까진 오케이”라면서도 “사면을 입시 비리의 용서로 이해하는 건 다른 문제다. 그러니 조국 사면 이후 사람들의 침묵을 조국의 아빠 찬스에 대한 ‘동의’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진보진영에서도 ‘조국의 불공정’과 ‘검찰권력의 마녀사냥’이라는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조국의 사면’은 우리 사회에 사회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한 한계와 내로남불, 공정과 정의에 대한 엄정한 기준을 두고 앞으로도 계속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2주 연속 내리막을 걸어 50%대 초반에 몰린 배경 중에는 조국 사면에 대한 여론의 비등점을 나타낸다는 해석도 있다.


이 글에서 조 전 대표의 ‘유.무죄’를 판별하는 건 불가능하다. 조 전 대표의 ‘입시 비리’ 행위 자체가 아예 ‘무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진보진영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해 여러 갈래의 목소리가 상존하고 있다. 특히 그의 사면은 향후 이재명 정부의 개혁 전선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조 전 대표는 형기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사면된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교도소 문을 나선 뒤 “내년 선거에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현실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조 전 대표는 자신의 ‘출소’가 사면이나 공정 이슈의 논란보다는 그의 정치적 미래가 더 주목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 전 대표의 사면은, 자신의 검찰 권력 희생양 프레임을 완결시키지 못한 채 오히려 사면에 따른 특권과 불공정의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조 전 대표는 이번에 사면이 되면서 야권으로부터 ‘유권무죄’의 프레임으로 공격을 받았다. 중도층에서도 그의 사면에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은 ‘권력으로 죄를 지우는’ 불공정한 사례로 받아들기 때문이다.
 
만약 조 전 대표가 사면을 받아 정치 참여 선언을 하지 않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낮은 행보를 보였다면, 그래서 ‘나는 억울하지만 법과 원칙을 존중한다’며 형기 2년 가운데 남은 기간 동안 국민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이 ‘소크라테스 프레임’이 중요한 것은 조국의 사면이 단순히 한 대권주자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과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 전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스크라테스 프레임으로 낮은 행보를 보였을 겨우 진보진영의 불공정과 내로남불 프레임을 상쇄하고 오히려 자신을 ‘도덕적 자산’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었다.
 
억울함을 인정하면서도 법 존중을 택하는 것은 국민에게 ‘자숙과 헌신’의 이미지를 남기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억울했지만 법을 존중한 정치적 희생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는 조국이, 진보진영에서는 물론 중도층이나 젊은층에게도 포용될 수 있는 정치적 자산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
 
이는 진보 진영 입장에서도 “조국을 지켜야 하는가, 버려야 하는가”라는 골치 아픈 딜레마를 완화시켜 주는 정치적 쿠션 역할을 했을 것이다. 조국이 진보진영의 아픈 손가락이 될 수도 있는 기회였지만 사면과 정치 참여의 동시 다발전 개시는 그들에게 골치 아픈 손가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은 진보진영에게도 피로감을 주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 전선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게 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개혁 키워드는 “공정한 사회, 기득권 타파, 서민 중심 정치”라고 요약할 수 있다. 국민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 진정성에 회의를 느낄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검찰개혁’이 모든 개혁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버려 결국은 개혁 아젠다 자체가 실종되는 실패를 경험했다. 이재명 정부 또한 조국 사면이 불러올 나비효과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국민들이 조국 사면을 목도하면서 ‘이재명은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다’는 불신감을 가지게 될 때 이재명 정부의 개혁 동력은 떨어질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2주 연속 떨어져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떨어지는 배경에는 조국 사면과 함께 중도층과 청년층의 이탈도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 젊은층은 여전히 ‘조국 사태’를 우리 사회의 불공정 이슈의 대표적 사례로 보고 있고 조국을 기득권 사회지도층의 위선적 행태로 받아들이고 있다.
 
2021년 이후 우리 사회에 공정과 정의에 대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국 사태의 결말이 ‘사면 복권’으로 귀결된다면 지지층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반대로 보수진영의 결집 또한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있다.
 
진보 진영은, 조국을 안고 가자니 ‘공정 가치’가 흔들리고 버리자니 ‘검찰정치 희생양’을 저버리는 모순이 발생한다. 바로 이런 양가성(ambivalence)이 진보진영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 개혁의 발목을 잡는 기제가 될 수 있다. 갈수록 궁금증이 더해지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왜 조국 전 대표를 ‘흔쾌히’ 사면했을까 하는 점이다. 그 ‘말못할 사정’이 이재명 정부 개혁의 열쇳말이 될 수도 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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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5
조국 사면이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공정 가치와 연결된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개혁 동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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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n232
0
조국은 문재인과 김어준의 공작정치와 범죄에 물든 더러운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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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grang
6
조국 전 대표가 정치 참여를 선언한 순간, 사면 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죠. 자숙의 길을 택했다면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부담이 덜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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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an
5
조국 사태가 다시 소환되면서 문재인 정부 때처럼 개혁 아젠다가 빨려 들어갈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네요.
( 0 / 500 )
고동수
4
결국 문제는 ‘공정’이라는 가치입니다. 국민들이 조국 사태를 불공정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한, 진보진영과 이재명 정부 모두 큰 부담을 안게 될 겁니다.
( 0 / 500 )
hanakim
5
조국 사면을 둘러싼 양가성이 진보진영의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네요. ‘지켜야 하나, 버려야 하나’라는 고민이 계속될 듯합니다.
( 0 / 500 )
hanna_Kim
4
진보진영이 ‘검찰의 희생양’ 프레임과 ‘불공정 기득권’ 프레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앞으로 계속될 것 같습니다.
( 0 / 500 )
Atom
4
사면은 결국 정치적 선택인데, 국민 정서와 괴리된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설명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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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an
4
조국 전 대표의 태도에서 억울함을 강조하기보다 ‘법 존중과 자숙’으로 갔으면 중도층 설득에도 유리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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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hoon
3
조국 사면을 통해 오히려 보수진영의 결집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에 동의합니다. 정치적 계산이 잘못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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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Love
2
국민들이 원하는 건 ‘공정’인데, 조국 사면은 오히려 그 가치를 흔드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특히 청년층의 불신은 회복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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