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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친화 대통령’의 역설...이재명은 왜 ‘개미의 공적’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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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8. 04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 의장이 상장소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요건 강화에 나서자 당내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등 여당에 ‘내분’이 불붙을 조짐이다. 굳이 ‘내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사안이 정책에 관련된 것이지만 그 실마리는 정치적으로 풀 수밖에 없고 보기에 따라 ‘계파전’의 양상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진성준 전 의장이 결정한 대주주 기준선 10억원은 역대 정부에서 그 기준선이 가장 낮게 책정된 것이다. 물가가 오르고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의 10억원도 과거 기준선으로 볼 때 그리 높은 기준선이 아니다. 일반 ‘서민’들도 졸지에 대주주로 등극할 위험성이 내포된 것이다.
 
당연히 시장 반응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투자의 물꼬를 돌리겠다고 선언한 이후 주식시장은 두 달 동안 코스피 주가가 20% 이상 오르는 등 순풍을 맞았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31일 대주주 기준선 하향 조정 등을 포함한 ‘2025년 세제개편안’을 공식 발표하자 다음날인 8월 1일 주식시장은 하루에만 3.9%가 빠졌다. 10억원으로 대주주 기준선을 낮춰 과세 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도 문제이지만 기준선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 팔고 연초에 다시 사는 등 우회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대주주 기준이 12월 31일이기 때문에 이때만 지분을 낮췄다가 다시 높이는 ‘구멍’이 상존한다. 당연히 연말에 ‘투매’가 나올 수밖에 없고 주가는 안정 상승세를 지향하지 못하고 롤러코스트 불안정이 거듭될 수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안정’이 개입하게 되면 개미들은 울 수밖에 없다.
 
이런 주식정책 혼란에 대해 금융가에서는 “애초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기한 것이 조세 형평성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과 펀드 등 금융 투자로 연간 5000만 원 이상 수익을 올리면 내는 세금이다. 돈을 벌면 세금(소득세)을 내는 게 간단하고 공평하다.
 
사실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은 애초에 주식 양도세라는 게 없다. 주식을 사고 팔 때 내는 게 아니라 투자수익이 발생했을 때 세금을 부과하면 누가 뭐라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주식 양도세를 없애고 소득세를 강화하는 게 합리적인 방향인데 우리는 오히려 소득세를 없애고 양도세를 강화하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금투세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주식시장이 침체돼 있는데 세금까지 내게 하느냐”는 반발이 터져 나와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민주당에 ‘적대적’인 2030 남성 개미 투자자들이 ‘정부가 투자에 재를 뿌린다’며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전선을 형성해왔다. 결국 총선 대선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은 금투세에 두 손을 든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말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금투세 도입을 유예했고 이듬해 아예 폐지해버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때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이 대통령은 그동안 “금투세 도입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했었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대선후보 당시부터 “공정 과세, 자산 격차 해소”를 강조했고 금투세는 고액 금융소득자에 대한 정당한 과세라고 주장했다. 다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충분한 준비 기간’과 ‘보완책’ 필요는 인정했었다.
 
이 대통령은 2022~2023년 윤석열 정부가 금투세 유예 및 폐지를 추진하자 명확히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비판도 애매하게 하면서 사실상 금투세 폐지에 ‘간접적으로’ 찬성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민감한 금투세 폐지에 대해 침묵하거나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는 것은 ‘불감청 고소원’의 전략적 접근이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통령의 이런 ‘모호한’ 스탠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실용주의’라고 할 수 있지만 정책적 소신이 부족하고 여론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대주주 기준선 문제도 사실 정책 갈등이라기보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신뢰’ 문제와도 결부돼 있어 대통령실도 심각하게 바라보는 사안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통령은 집권한 직후부터 증시 부양을 국정운영 최우선 기조로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이 주거목적보다 투기 수단으로 너무 오랫동안 ‘화석화’되면서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사회 병폐를 낳았다고 본다. 그래서 거대한 사회의 ‘돈 줄기’를 주식시장으로 바꾸기 위해 주가조작 강력 단속 등 증시 부양책을 내놓으며 ‘주식몰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이 대통령이 경제 정책 우선 순위를 “부동산이냐, 증시냐”라는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면서 이번 대주주 기준선 논란같은 사달이 난 것이다. 그동안 개미 투자자들은 이 대통령을 강력한 ‘주식친화주의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진성준 전 의장이 과세 대상을 대폭 낮추는 ‘반 주식시장’ 접근을 하자 ‘배신자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투자 다변화 등 큰 틀에서 경제정책은 올바르게 방향을 잡았지만 이번 대주주 기준선 논란으로 개혁의 일관성과 원칙이 훼손된 것이 뼈아플 것이다. 시장의 불신은 정치적 저항을 초래하고 그로 인해 개혁의 양력이 상실될 수 있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진성준 전 의장이 ‘감히’ 이 대통령의 주식친화정책을 어기고 대주주 기준선을 제 마음대로 낮췄다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최소한 이 대통령의 ‘묵인’ 내지는 방조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진성준’의 민주당 내 역할은 일종의 레드팀이었다. 진 전 의장은 민주당이 여론에 굴복해 종부세를 감경하려는 등의 제스처를 보이면 즉각 반대 의견을 내는 등 ‘개혁의 마지막 수호자’를 자처해왔다. 이를 두고 진성준의 소신이라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혁과 현실론 사이에서 진 전 의장이 일종의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진성준 전 의장이 개혁의 화신이자 상징이 아니라 당 지도부와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연출해 당내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당원들에게 내보이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 이번 대주주 기준선 논란도 이재명 대통령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집권 전만 해도 각종 개혁을 밀어붙이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었지만 막상 권좌에 앉고 보니 개혁을 추동할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걸 깨달았고 지금까지 자신이 견지 해온 개혁에 대한 소신을 일부는 포기하거나 접어야 하는 ‘현타’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진성준 전 의장은, 이 대통령이 원하는 ‘세수 증대’의 총대를 멨던 것이다.
 
이번 대주주 기준선 문제로 인해 민주당에 예상보다 일찍 ‘내분’이 불붙을 조짐이다. 이는 앞으로 닥칠 이재명 정부 개혁의 혼란과 갈등, 그 전조라는 점에서 심각한 사안이다. 계파 간 갈등과 내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공천 전쟁이지만 정책을 두고도 노선 차이가 계파전으로 확산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당을 확실히 장악해 대통령까지 올랐지만 이번 정청래 신임 대표 체제는 ‘명심’이 작동하지 않은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권리당원들은 대부분 정청래 대표를 밀었고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이 강한 대의원과 의원들은 박찬대 의원을 지지했지만 결과는 정 대표의 압승이었다. 이미 이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은 적어도 정청래 대표 체제 아래에서는 30% 정도로 쪼그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청래 대표는 4일 상장소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요건 강화를 두고 한정애 신임 정책위원장에게 “오늘 중으로 A안과 B안을 작성해서 최고위원회에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정 대표는 의원들에게 공개 입장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하면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입장을 정리해서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당내 혼란을 수습하려는 정 대표의 의례적 ‘당무’일 수도 있지만 개혁 주도권을 당이 가져가겠다는 일종의 ‘선포’로도 읽힌다. 이렇게 정청래 여당 대표 체제와 이재명 대통령실 간의 보이지 않는 권력싸움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개혁 드라이버는 운전자인 대통령이 조종을 해야 하지만 조수석에 앉은 당 대표가 방향뿐 아니라 속도까지 ‘간섭’하게 되면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표 개혁의 선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주식 정책 혼선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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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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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시장을 뒤흔드는 건 위험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제는 원칙과 실용 사이에서 분명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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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3
10억이 대주주라는 기준은 지금 시대 현실과 전혀 안 맞는다. 물가도 올랐고, 투자 규모 자체도 달라졌는데 이건 그냥 서민에게 세금 폭탄 던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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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man
4
정청래도 말로는 수습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당내 갈등에 불붙은 거다. 대통령이 책임지고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서야지, 뒤에 숨어 있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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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민족
3
대주주 요건 낮추는 거 찬성한다.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 특히 큰돈 번 사람들은 세금 내야지. 조세 형평성 회복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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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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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부동산을 대체하는 투자처로 자리 잡게 하려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가 중요하다. 이번 사태는 그걸 정면으로 배신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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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a72
3
당내 내분이라기보단 이제 당이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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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kim
2
개혁이 목적이면 시장의 안정도 함께 고려해야지. 주가가 하루 만에 3.9% 빠졌다는 건 시장의 분명한 메시지다. 정치가 시장을 너무 가볍게 본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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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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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이 개혁 운운하면서 실상은 주식시장 망치는 주범이네. 개혁이 아니라 퇴행이다. 시장 충격 고려도 안 하고 밀어붙이면 누가 투자를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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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3
묵인 방조 의 증거는 없고, 비방은 해야겠고,에라 추론으로 엿먹어,긍정적 측면은 부족하고,군형잡힌 시각도 부족하고,금투세와 양도세 의 혼동 가능성을 유발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민주당 내부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으며, 이재명 정부의 정책적 한계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좋은 분석 기사다. 다만, 일부 추론이 사실처럼 묘사되는 부분과 정책의 양면성을 균형 있게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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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품
1
어떻게든 꼬투리 잡아서 못 까서 안달인 게 너무 보여서 맘상하는 내용입니다. 균형잡힌 글을 보고 싶은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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