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악의 인물이다. 비록 윤석열이 불법 비상계엄으로 자멸하긴 했지만 그가 대통령으로 군림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와 국가 운영 시스템을 통째로 말아먹는 수준의 대재난이었다.
현재 서서히 드러나는 윤석열의 어처구니없는 행각은 말문이 막히게 한다. 지난해 10월을 전후로 평양에 무인기를 띄워 전쟁을 유도했다는 의혹은 서서히 팩트로 굳어져 간다. 필자도 지난해 10월 15일 “‘평양 무인기’ 사태, 윤석열의 ‘계엄령 유도탄’인가”라는 칼럼을 이곳에 쓸 때 긴가민가하면서 썼던 기억이 난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석열은 이재명을 이길 호승심에 국가를 팔아먹은 대역죄인이 될 것이다. 특히 무고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희생당할 뻔했다는 점에서 그의 초법적 일탈은 ‘살인’에 준하는 최악의 범죄다.
또한 지난 7월 초에는 최혁진 의원이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가 무려 1조 7천억 원 규모의 초대형 필로폰 밀수 사건에 연루되었으며,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이 권력의 외압으로 좌천되는 등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충격적인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 사건을 ‘초대형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공수처 고발을 했다.
이 의혹 또한 사실이라면 김건희 가족이 ‘윤석열’이라는 검찰-대통령 권력의 비호 아래 마약 장사로 떼돈을 벌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안보적으로는 꼴 보기 싫은 야당 무리들을 없애기 위해 무인기 도발로 북한 공격을 유도해 계엄령 명분을 만들려 했고, 사적으로는 김건희 가족의 마약 비즈니스를 봐주는 뒷배 역할을 했다는 것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윤석열이 김건희 가족과 함께 대한민국을 통째로 말아먹으려 할 때 이를 제지하거나 견제할 만한 아무런 ‘시스템’이 우리에게 없었다. 이번에 조은석 내란 특검팀의 윤석열 구속영장을 보면 대통령이 사후에 위조된 계엄 포고문을 파쇄하라고 지시를 내려 국가 기록물을 제멋대로 훼손하고, 대통령실 경호원들에게 경찰을 위협할 수 있도록 총기를 보여주라는 지시를 내려 ‘국가안보요원’을 연예인의 보디가드쯤으로 생각하는 극악무도한 망나니 짓을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했다.
저녁이면 술판을 벌이고 술김에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국사’를 논하는 척하며 자기 위세를 과시하고 ‘신림동 9수’ 시절의 알량한 지식 자랑하기를 즐기던 대통령에게 국가 기강이나 최고통치자의 공적 의식은 아침 숙취와 함께 시나브로 사라지기 일쑤였을 것이다. 윤석열이 이렇게 국가 기강을 농락하고 제멋대로 국가 시스템을 분탕질한 것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이다.
특히 채 해병 사건이 권력형 비리로 비화된 것은 ‘VIP의 격노’ 때문이었다. 면밀하게 조사된 해병대의 수사 기록이 윤석열의 발작적 분노 때문에 휴지조각이 되고 진실이 은폐되는 일련의 과정은 분명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고 국가도 정상상태가 아니었던 것이다.
윤석열이 재임했던 3년 동안 대한민국 국가 시스템은 철저하게 망가졌다. ‘광인 대통령’ 1인의 좌충우돌과 술기운으로 대한민국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길바닥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런 상황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엄중하고도 막중한 숙제 하나를 던져주고 있다. 윤석열과 같은 수준이하의 지도자가 나와서도 안 되겠지만 또 다시 불행하게도 국민들이 속아 그런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이번에야말로 향후 재발을 막기 위한 강력한 제도와 견제 시스템을 이재명 대통령이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이자 대한민국 선진 100년 대계의 든든한 주춧돌이다.
지난 회에서 잠시 살펴본 대로 정조는 조선의 ‘마지막 개혁 군주’로서 단순한 결단형 리더가 아니라 시스템형 리더, 즉 제도와 매뉴얼을 중시한 운영가형 왕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탕평책, 규장각, 수원화성 등 상징적인 개혁 말고도 매우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시스템 정치를 설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대전통편’의 편찬이다. 대전통편은 조선판 ‘국가 운영 헌법과 시행령을 통합하는 거대한 시스템 일원화 작업이었다. 정조는 400년간 흩어져 있던 법률, 시행규칙, 관행을 집대성해 ’대전통편‘(1785~86)을 만들었다. 법령 간 중복과 충돌을 정리하고, 모든 부처(육조) 수장들이 참여해 협의 체계로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법전 정리’가 아니라 행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각 부처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위한 정조의 시스템적 국정 운영을 시현하는 대표적 사례다.
이는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국가 운영의 표준화와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적 개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이재명 대통령은 현대판 ‘대전통편’을 편찬할 지식 체계와 행정력을 갖췄다고 믿는다. 윤석열의 ‘기분파 정치’는 정책 결정의 일관성 부족, 즉흥적 리더십, 제도적 견제의 미흡함에서 비롯된 ‘인재’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극복하려면 대전통편처럼 체계적 제도화를 통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대전통편은 중앙집권적 행정 체계를 강화하고 관료제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로 학자들은 평가한다. 이재명 정부도 행정의 투명성과 권력 남용 방지, 정책의 지속성을 추구해야 한다면 정조의 대전통편 편찬 때의 역사적 상황과 그 필요성의 대두 등을 면밀히 연구하면 어떨까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전통편이 정조 사후 그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일부 법령이 사문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제도가 특정 리더(정조)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시스템 정치가 대전통편을 참고한다면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리더의 책임성을 어떻게 실현하고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재명 대통령이 처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윤석열은 자기 개인적인 성격 때문에 독단적 지도자가 된 경우라면 이재명 대통령은 작금의 정치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폐쇄형 리더’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도운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최근 이 대통령을 향해 “자신감이 지나치지 않게 경계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 ‘지나친 자신감’은 이 대통령 주변에서 그의 ‘자신감’을 적절히 제어하고 조절해 준 일종의 ‘레드팀’이 없다는 경고로도 들린다. 이 대통령은 전국 각도를 돌며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전남에 가서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오징어’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자체장들의 대안 없는 떼쓰기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때로는 면박을 주기도 한다.
이재명 대통령을 주변에서 모신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똑똑하고 명석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행정의 달인이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정치의 달인 영역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경청과 타협, 배려와 숙의의 자세가 몸에 배 있어야 한다. 이건 사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다. 아무리 겸손한 대통령이라도 국가 시스템에 대한 방대한 접근과 최고급 정보 액세스 권한으로 인해 일종의 ‘영웅심’이 발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의 기분과 감정, 솟아오르는 자신감마저도 제도화하고 매뉴얼로 그 한계선을 만들어 놓는 ‘국정’이야말로 정조의 현신(現身)일 것이다. 미국은 대통령의 독단을 막기 위해 군사, 비상권부터 재정 행정에 이르기까지 제도적 시한폭탄과 통제 장치를 촘촘히 구축해왔다.
1973년 제정된 ‘War Powers Resolution’은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개시할 경우 48시간 내 의회에 보고하고 60일 이내 의회 승인이 없으면 자동 철군하도록 규정, ‘전쟁을 시작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원칙을 제도화했다. 1976년의 ‘National Emergencies Act’는 대통령이 선포하는 비상사태도 1년마다 자동으로 의회 재검토를 받도록 강제하고 의회가 언제든 종료 결의를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재정 분야에서도 1974년 제정된 ‘Impoundment Control Act’는 대통령이 승인된 예산 집행을 임의로 지연하거나 중단하면 정부 회계감사원(GAO)이 자동으로 조사에 착수하고 의회에 즉시 통보하도록 하여 대통령이 ‘돈줄’을 쥐고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미국은 혹시 모를 대통령의 ‘광인 정치’를 제어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오래전부터 제도화해오고 있다. 우리 또한 미국을 교범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한국 대통령은 군 통수권, 비상계엄권, 예산 편성과 집행 권한을 지나치게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사적 의도’만 있으면 위헌적 행위도 합법처럼 포장될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이 존재한다.
이를 막기 위한 한국형 시스템 통제 제도가 정치권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나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가긴급권 통제법을 제정해 비상계엄이나 긴급명령 발동 시 48시간 내 국회에 보고하고 30일 이상 지속 시 자동 종료해 국회 재승인을 의무화해야 하는 것이 있다. 예산집행 투명화법을 통해 편성 예산의 집행 지연이나 전용이 발생하면 국회예산정책처와 감사원이 자동 감사에 착수하고 실시간 집행 로그를 공개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있다.
이처럼 대통령도 거스를 수 없는 제도적 방파제를 설치해야만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헌정질서를 넘어설 수 없는 시스템 정치가 가능해진다. ‘광인’ 윤석열이 그래도 우리에게 준 ‘국가 이익’이 있다면,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과 제도라는 교훈을 새삼 일깨웠다는 점이다. 정조가 240년 전에 만든 ‘대전통편’을 이재명 대통령이 복원해 제도화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
( 0 / 500 )
絶海孤島
4
정조의 대전통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스템을 만들자는 제안이 인상적입니다. 역시 역사를 배우는 건 현재를 위해서네요.
( 0 / 500 )
나비
5
윤석열의 일탈을 보면서 느낀 건, 진짜로 시스템이 없으면 민주주의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거였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반드시 제도화해주길 바랍니다.
( 0 / 500 )
myoungsoo
4
미국의 War Powers Resolution, National Emergencies Act 사례는 정말 배울 만합니다. 한국도 대통령 권한을 견제할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봅니다.
( 0 / 500 )
ultraman
6
시스템을 만든다고 해도 결국 국회가 무력하면 무용지물이겠죠. 국회가 제 역할을 하고, 법을 만드는 데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 0 / 500 )
Cnadlelight
4
이 글에서도 언급됐지만, 이재명 대통령 곁에 쓴소리할 사람, 레드팀을 두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감이 자만으로 바뀌지 않게 견제하는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 0 / 500 )
英雄本色
3
이재명 대통령이 ‘행정의 달인’이라도 정치적으로는 더 배워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경청과 타협, 진짜 중요하죠.
( 0 / 500 )
orion
4
시스템을 법으로만 만들 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권력은 견제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야 합니다. 그게 진짜 민주주의 아닐까요?
( 0 / 500 )
동진
4
윤석열의 재임 기간 동안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니, 국가 시스템의 견제 장치가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이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민주주의는 사람의 도덕성에 기댈 수 없고 제도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드시 시스템 개혁을 완성해주기를 바랍니다.
( 0 / 500 )
mijung
4
좋은 지적입니다. ‘대전통편’처럼 법과 매뉴얼로 운영되는 국가가 되어야지, 개인의 기분이나 사심에 따라 정책과 안보가 흔들린다면 국민의 불행입니다. 이 글의 후반부에 언급된 미국의 제도적 통제장치 사례도 참고할 만하네요.
( 0 / 500 )
77minsoo
4
이재명 대통령의 행정능력과 추진력은 믿지만, 글쓴이 말씀처럼 자신감이 지나치면 독선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 역시 시스템과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자신의 권한을 제도 안에 묶어두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윤석열의 실패를 거울 삼아야 할 때입니다.
( 0 / 500 )
바람의아들
2
정조의 대전통편 사례를 현대 정치에 접목시킨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와 현대 민주주의 체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스템입니다. 왕권 중심의 제도화와 삼권분립에 기반한 민주주의 제도화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 0 / 500 )
초록개구리
1
미국의 견제 시스템 사례는 매우 유용한 정보입니다. War Powers Resolution, National Emergencies Act 등의 구체적 제도들을 소개한 부분이 특히 도움이 됩니다. 한국도 이런 제도적 장치들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0 / 500 )
puma
1
윤석열의 무도함에 우리 국가 시스템의 유약함이 다 드러났다. 이 꺠어진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데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0 / 500 )
신고내용
신고내용을 선택해주세요
회원비난/비하/욕설글 및 댓글도배성 게시물저작권 침해/불법자료 유출허위사실유포개인정보 유출.사생활 침해무단광고/홍보음란물 및 도박 불법 광고물범죄행위 관련 글불법행위 관련 소개물품 판매 및 사기글악성코드 및 스파이웨어 유포기타 사유 및 운영진 판단
비밀번호를 잊으셨나요?
Sign in with Google
All information provided by us is free of charge and is for the public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