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세론’으로 성큼성큼 앞서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첫 지역 순회(충청권·영남권) 경선 득표율은 89.56%였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 장악 카리스마는 확고했다. 그런 DJ도 1997년 대선 경선 득표율은 78.04%였다. 이명박 이후 당내 경쟁자가 ‘전무’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2년 대선 경선 득표율도 83.97%였다. 이에 비하면 이 전 대표의 초반 득표율은 가히 역대급이다. ‘경선 흥행이 안 된다’는 푸념도 들리지만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한다.
이 전 대표로서는 혹시 발 앞에 있을지도 모를 ‘지뢰’를 조심스럽게 제거하면서 전진하기만 하면 된다. 바짝 따라가야 할 판세라면 무리한 수를 두겠지만 지금은 대선 종착지까지 넓게 뚫린 신작로의 돌 정도만 치우면 된다.
최근 10일 동안 이 전 대표의 외부 공개 일정은 10여개 정도였다. 하루 한 개도 안 될 정도로 ‘부자 몸조심’이다. 공개를 하게 되면 ‘좋은 소리’만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절제된 행보로 가는 게 낫다. 최근 증권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혹시나 모를 선거법 때문에 마이크를 아예 꺼버리고 발언할 정도로 이 전 대표의 ‘돌다리 두드리기’ 행보는 몸에 완전히 배 있다.
그래도 모르는 게 선거다. 대선이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대통령실 입성을 상상하면서 승리 분위기에 ‘만취’돼 설화나 오버를 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이재명 최대의 적은 지리멸렬 가라앉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아니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의 ‘권욕’(權欲)을 얼마나 억제하고 평상심을 유지하느냐가 최대의 관건이다.
사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전 대표는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 그냥 지난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행하지 못하고 주춤거렸던 친 중도정책과 범 보수 정책을 더 선제적으로 깔아나가면 된다. 하지만 선거에서 재미없는 게 정책 이야기다. 어쩔 수 없다.
국민들은 40여일 정도 남은 그 짧은 시간에도 너무도 많은 극적 요소를 원한다. ‘어대명’이라는 심드렁한 소재보다 빅텐트라는 ‘시청률 도둑’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 탄핵으로 대들보가 거의 내려앉은 보수 진영도 바로 그런 ‘대박’ 분위기에 편승해보려 한다.
붕괴 직전의 보수 진영이 그래도 한 줄기 광명의 빛을 찾는 것이 있다면 바로 ‘반이재명 연합전선 빅텐트론’이다. 일단 이 빅텐트가 펼쳐지느냐의 가능성 여부는 둘째 치고 범보수 진영이 비명계의 ‘내각제 세력’(이낙연 중심)까지 모두 텐트 밑으로 불러들여 순식간에 정계개편의 깜짝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발생할 그 정치적 에너지와 동력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 ‘범보수’ 진영이 꿈꾸며 열심히 쓰고 있는 ‘대선 소설’의 걸개는 대략 이렇다. 굳이 ‘범보수’라고 칭한 것은 그들의 빅텐트에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총리 등의 ‘혐오 이재명’ 계열까지 모두 합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범보수 진영은 그들이 텐트를 가장 크게 펼칠 수 있는 1차 조건으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극을 꼽고 있다. 경선 전부터 김 전 장관은 이번 대선의 최종 목표를 자신의 당선보다 ‘이재명 집권 저지’를 은연중 내비쳤다. 이재명 저지를 위해선 자신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밀알론’을 공공연히 설파했던 것이다.
이런 김 전 장관의 ‘헌신론’은 그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낙점된 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도 응할 근거와 명분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나 한동훈 전 대표가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경우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결국 빅텐트가 펼쳐지려면 그 1차 관건이 김문수가 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리고 이 김문수 대선 후보 조건론의 자물쇠를 열어줄 열쇠는 바로 한덕수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론이다. 김문수가 국민의힘에서 대선 후보 등극으로 박수를 쳐주면 한덕수가 무소속 대선 출마 선언으로 호응을 해준다는 것이다.
일단 김문수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종 승리를 하게 된다고 가정하면 그날은 5월 3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덕수의 공직 사퇴 시한은 5월 4일 전이다. 5월 3~4일이 되면 범보수 진영의 빅텐트가 펼쳐질 수 있을지 최종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한덕수가 치고 나와 무소속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면 빅텐트 드라마 상영 시기는 앞당겨지게 된다. 한덕수로서는 선거 자금 스폰서 문제만 해결하면 못해 볼 것도 없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전 총리 등의 진보진영 ‘반명 세력’의 합류도 예상해볼 수 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 번갯불 아니면 정계개편의 콩을 볶을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2002년 대선 때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와 그 파기도 반나절이면 족했다는 걸 상기해 보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빅텐트론은 그 성사 여부보다 그 전개 과정에서 ‘반이재명 에너지’를 얼마나 끌어모아 실제 투표장에서 쏟아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이 싫어’ 윤석열을 찍었던 수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선에서는 그나마 새롭지도 않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찍느니 기권하겠다는 뜻이 강하겠지만 그 대안으로 한덕수가 나설 경우 ‘윤석열 찍기 재현’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한덕수의 인물 검증은 이 대목에서는 별개로 한다).
현재 경향신문이 “한덕수 측 ‘반기문 시즌2’ 대응 논리 모색…대선 출마 무게추”라는 단독기사로 한덕수 대망론에 펌프질을 하기 시작했고 장외에서는 ‘한덕수 추대위’도 꾸려지는 등 며칠 사이에 한덕수 출마론이 급격히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김문수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극으로 ‘화답’하게 되면 빅텐트가 펼쳐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재명 전 대표로서는 보수진영 후보들이 난립(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까지 합쳐서)하거나 한덕수 대행과의 단일화를 끝까지 거부하는 후보가 선거에 나설 경우 ‘무난한 승리’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김문수 대선 후보 등극과 한덕수 사퇴에 이어 단일화 협상 드라마와 이낙연까지 붙는 ‘반이재명 연합전선 정계개편’이 대선 국면을 관통할 경우 이 전 대표로서는 무작정 ‘정책’만 외칠 수도 없다.
그런데, 그렇게 보수가 단일화네 정계개편이네 떠들어봐야 그것들이 국정운영 경험이나 정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도 등 이재명의 인물 능력을 당해낼 재간이 있을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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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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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은 결국 인물 싸움인데, 이재명만큼 준비된 후보가 또 있나? 국정운영 능력에서 비교가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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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ung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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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아무리 빅텐트 치고 단일화해도 결국 ‘반이재명’ 외엔 메시지가 없어. 전략이 아니라 감정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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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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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한덕수, 이낙연 다 나와도 이재명의 정책 설계 능력과 추진력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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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有三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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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지금 야권은 윤석열 시즌2나 마찬가지로 ‘싫어서 뽑는 후보’만 잔뜩 나올 분위기. 기대감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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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s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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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텐트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결국 이재명 이길 카드가 없다는 자기 고백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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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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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실력으로 승부하는 정치인. 보수는 언제까지 색깔론이랑 반대편 혐오로만 선거할 건가? 반이재명 빅텐트? 어설픈 정계개편 쇼는 유권자 눈에도 진심이 없어 보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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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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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론이 너무 강하면 방심이 무서운 법. 이재명도 끝까지 조심해야 해.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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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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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능력입니다. 이재명이 보여준 행정력과 정책 이해도는 비교 불가죠. 아무리 판 짜도 실력 없으면 국민 못 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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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sung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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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네요. 결국 이재명 후보가 스스로 자만하지 않고 평정심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해 보입니다. 정책적 리더십은 분명 뛰어나니 그걸 지켜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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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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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대법원 전원합의체,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24일도 심리…속행 합의 이재명 후보 파괴하기가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행해지네요. 빨리 대선 치루고 검찰 개혁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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