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안보 간 딜레마 상황에 처한 윤석열 정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표를 얻으려면 부동산과 주식을 부양해야 하고, 반대로 북한과 적대관계를 고조시키려면 주가 폭락이라는 ‘코리안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이런 딜레마에 빠진 윤석열 정부가 전쟁이 곧 터질 것처럼 호들갑 떨다가 이제는 거꾸로 상황을 진정시키려니까 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경제와 안보는 날개 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최근 한반도 지정학의 비용은 분명 과거 전쟁 위기와 다른 점이 있다. 1994년이나 2003년의 전쟁 위기와 달리 지금의 한반도 지정학은 한국에 구조적으로 더 불리하며 경제적으로 훨씬 더 민감하고 치명적인 효과를 초래한다. 무엇보다 남과 북의 최고 지도부와 국방 당국이 직접 전쟁을 불사하는 강경 발언을 외치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 예전과 달리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된 점도 큰 차이다. 더욱더 결정적인 차이는 북한이 실질적인 핵 보유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남과 북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전쟁을 감행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힘을 과시하여 정권의 위신을 높이려는 남과 북의 경쟁은 한반도 위기관리에서 더없이 무능하다. 게다가 군사적 완충구역이 사라진 지금은 이미 심리적으로는 전쟁 상태에 돌입하였고, 이것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커 보인다. 우발적이고 국지적인 충돌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