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날개 없는 추락

삼성전자 2024년 3분기 잠정실적. 연합뉴스
메모리 쏠림에서 벗어나고자 집중적으로 투자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도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 추격에 실패한 모양새다. 파운드리 사업의 핵심은 안정성과 수율에 있는데 TSMC에 비해 모두 떨어진다. 그 결과 파운드리 수주 경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TSMC와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2.3%로 압도적 1위다. 삼성전자(11.5%)와 5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작년만 해도 TSMC 점유율은 60%를 넘지 않았다.
글로벌 1등을 자랑했던 메모리 반도체의 아성은 흔들리고 신사업은 지지부진하다 보니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도 추락 중이다. 한때 500조 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300조 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본 외국 투자자들은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낮추는 추세다. ‘국민주’ 삼성전자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들도 막대한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도 기대 이하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은 9조 10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삼성전자 위기의 원인을 한 가지 이유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점이다. 단순히 투자 시기를 놓치거나 신사업 전략을 잘못 짰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 근본 문제는 올바른 의사결정이 어려운 기업지배구조에 있다. 총수의 무능과 전문경영인의 무책임, 이사회의 비전문성이 어우러져 삼성전자를 위기로 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