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프레스센터 20층.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이사장 이임식에선 눈물 흘리는 사원들이 적지 않았다. 그 눈물은 지난 6개월간 유례없는 논란에 휩싸였던 언론재단을 드러내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표완수 이사장은 임기의 절반 정도를 윤석열 정부에서 보냈고, 말 그대로 ‘우여곡절’ 끝에 3년 임기를 마쳤다.
지난 3월 조선일보 출신 정권현, 연합뉴스 출신 유병철, 중앙일보 출신 남정호씨가 언론재단 상임이사로 오고 재단에는 난데없이 ‘가짜뉴스신고센터’가 생겼고, 오보를 이유로 KBS 기자의 해외연수가 돌연 취소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매년 발간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선 ‘신뢰 1위 MBC, 불신 1위 조선일보’ 지표가 담긴 주요 언론사 신뢰도 결과가 빠졌다.
문재인정부 시절 ‘열독률’을 조작해 정부 광고 단가에 영향을 주려 했다는 주장은 이사장과 직원들을 향한 형사 고발로 이어졌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8월 ‘리더십 붕괴’를 이유로 표 이사장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거론했다. 이윽고 세 명의 상임이사들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이사장 해임을 주도했다. 그러나 표결 결과는 부결이었다.
상임이사들의 ‘이사장 패싱’은 단계적이고, 노골적이었다. ”상임이사 셋이 오자마자 인사를 하겠다고 하더라. 우선 업무 파악하고 인사하라고 했다. 장관에게는 ‘셋이 인사하겠다는데 직원 파악도 안 된 상황에서 오자마자 바로 하면 말이 있다’고 전했고 ‘살펴보겠다’는 문자가 왔다. 그런데 (문체부에서) 아무 조치가 없었다. … 한번은 월요일 실‧국장 회의가 있는데 상임이사들이 앞으로는 각 본부별로 회의를 하겠다고 승인해달라고 하더라.“
표 전 이사장은 ”재단의 단체 지원은 5인의 심사위원회(외부 3명 포함) 심사 이후 순위를 매기는데, 그걸 예비 심사로 하고 최종 심사는 상임이사가 맡는 식으로 심사 규정을 바꾸자고 하더라.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상임이사들이) 이사장은 2선으로 물러나라고 여러 번 강요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고발도 되고 그랬으니 물러나라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 리더십 어쩌고 하는 건 당신들밖에 없어. 그리고 당신들 지금 총만 안 들었지, 나를 최규하 만드는 짓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규하는 1979년 박정희 사망 이후 대통령이 되었으나 전두환 신군부의 압박 속에 임기를 1년도 마치지 못하고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결정적 순간은 지난 8월1일 박보균 장관과의 단독 면담이었다. “30~40분 걸렸는데 (면담) 끝나고 사무실에 들어와 보니 보도자료가 나와 있더라. (보도자료를) 먼저 만들어놓고 거기에 맞춰 (면담)한 거다. 1980년 남영동 연행 때와 비슷한 방식이었다. 미리 (결론을) 만들어놓고, (결론을 위해)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몰아갔다.” 이날 문체부 보도자료 제목은 <박보균 장관 “언론재단의 리더십 와해 상황 우려, 특단의 대책 강구, 실천하겠다”>였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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