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평생을 오직 우리들 칠남매를 키우기에 골몰하셨던 아버지, 간곤한 생활에 억매여 하루도 편안한 잠을 못이뤄 보셨던 아버지, 이제 이 거룩한 어버지는 마지막으로 우리의 옆을...
김소엽 金沼葉 소설 '누님'을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집앞에 이르렀을 때 먼저 내 눈에 띄인 것은 안해의 얼굴이다. 자전거 소리를 듣고 뛰여나온 모양이었다...
온 일년 피땀 흘리고, 가을에 남은 것은 쓸쓸한 빈밭에 흩어진 흙뿐― 희망이 가득찬 따스한 봄날에 씨를 뿌리고 불볕이 나려쪼이는 화전에 거름을 주고 김을 맬 때
저―영감 좀 봐요 / 아―주 대머리 뒤 꼭지에다 / 감투를 탁 재켜 쓰골랑 / 한손에는 곰방담배때 한손에는 단장을 끄으는 집주름 / 어둔 골목을 비틀 비틀 / 혼자 빙글 빙글...
집 : 우리집이 어드메 어느게냐구요 / 山 넘어도 바다 건너도 아니라오 / 당홍고추 하―얀박이 울긋 불긋 / 초가 지붕을 수놓은 / 저―기 저 집이라오 / 꽃송이 같은 반시홍시...
꼬브려진 소나무에 / 목련꽃이 훨적 피였다 / 붉은 아침해가 오른 것이다 / 살진 숫닭이 두 날개 훨적 펴 / 금가루를 털털 날린다
넓고 망망한 이 지구 우엔 / 산도 바다도 소나무도 椰子樹도 / ‘삘딩’도 전신주도 ‘레일’도 없는 오직 붉으레한 복송아꽃 노―란 개나리꽃만 / 빈틈없이 덮인 꽃바다 꽃숲이었다
火鏡 : 별들은 푸른 눈을 번쩍 떴다 / 심장을 쿡쿡 찌를 듯 / 색깜한 하늘을 이쪽 저쪽 베는 흰 칼날에 깜짝 놀랜 것이다
이 詩들은 모두 일제가 바야흐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가진 暴惡을 다할 때 말하자면 가장 불리한 조건 밑에 발표된 것이므로 그 내용에 있어 많은 제약을 받은 것은 더 말할 것도...
칙잠자리가 꽃잠자리를 잡아먹는 광경은 나에게 하로에도 만(萬)이상의 젊은이들이 죽어넘어 가는 전쟁을 연상시켰다. 그러면서 나의 의식한 구석에서는 이놈의 잠자리를 잡아보리라 벼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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