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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뉴크로스

전광훈의 ‘광화문 계승자’가 된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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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1.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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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노무현 정권 출범 때부터 한국 정치에 증오와 불복의 씨앗이 잉태됐다고 할 수 있다. 그 전 김영삼, 김대중 정권은 의회정치에서 잔뼈가 굵은 두 ‘대가’의 정치공력 때문에 아랫사람들도 섣불리 상대를 무시하거나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없었다.


하지만 노무현이 ‘정치계의 이단아’로서 그 생명력을 유지해 대통령의 권좌에까지 오르자 보수정당은 시기와 질투, 무시와 불복, 어깃장과 ‘탄핵’ 카드까지 빼어 들며 철저하게 대통령을 공격하고 흔들어댔다. 그 후유증은 오래 갔고 심각했다.
 
이명박은 노무현을 철저하게 무시했고 그를 ‘아마추어’로 여겼다. 이명박이 대선후보 시절 저녁 자리에서 마주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유가가 100달러까지 갈 것이라며 경제 현안에 대해 ‘빠삭한’ 지식을 자랑하면서도 노무현 이야기만 나오면 ‘아무것도 모르는 천방지축’이라는 뉘앙스로 비하하고 폄하하고 무시했다.
 
이명박은 자신을 철저한 프로페셔널로 여기면서 노무현을 평가절하했고 그런 ‘대통령’의 기류는 주변 참모들이 노무현을 전직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논두렁 시계 프레임까지 내걸며 하나의 ‘잡범’으로 취급하는 동력과 명분이 됐다.
 
이명박 집권 후 검찰은 권력에 잘 보이기 위해 몸부림치며 노무현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뒤이어 집권한 박근혜는 박정희의 유증을 계승하기 위해 진보를 ‘블랙리스트’로 규정해 더 극단적인 진영대결로 틀고 나갔다. 그런 무시와 증오의 1차 에너지 분출이 박근혜 탄핵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탄핵 이후 사실상 정치는 실종됐다. 졸지에 탄핵을 당한 보수는 오로지 모멸감과 복수심에 치를 떨며 정치 초짜 윤석열을 아무런 검증 없이 밀어 올려 결국 ‘청와대’를 접수했다. 이때만 해도 윤석열은 그저 보수정당에 의해 밀어 올려진 꽃가마 위에서 흥청망청 술이나 마시며 즐길 때였다.
 
하지만 몇 개월이 흘러도 자신을 국가원수, 대통령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야당의 오만하고 건방진 태도에 윤석열은 급발진에 서서히 시동을 걸게 된다. 술만 먹으면 야당 욕을 해대고(아사히신문 보도) 여당 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하니 정치 자체가 그에게는 술자리 안줏거리에 불과했으리라.
 
윤석열이 술을 먹으면서 생각해 낸 묘수는 두 가지로 추측된다. 일단 기존 방식의 ‘정무적 대응’으로 동맥경화에 꽉 걸려 버린 여야 관계를 치료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협치로 쓰고 굴복과 무시로 읽히는 대통령에 대한 안하무인 야당의 적대적 태도를 분쇄하고 깨부수는 유일한 길은 그들을 어르고 달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여의도 바닥에 존재하지 못하도록 ‘없애버리는’ 것이었다.
 
계엄은 그런 윤석열의 싹쓸이 일괄처리 방식의 가장 적확한 ‘통치수단’이었다. 노무현 집권 이후 이어져 내려온 여야의 증오정치와 불복, 비타협은 기존 정치질서를 붕괴시키는 정도의 핵폭탄이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위험한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특히 대통령제 아래에서 의회 권력이 갈수록 비대해지는 ‘비대칭’ 권력 구조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첫 번째 요인이라는 결론에까지 이르게 되자 국회도 아예 없애버리는 게 낫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고 실제로 국회를 대체하는 비상입법기구(국보위같은) 창설까지 계획을 했다. 이렇게 기존 여야 질서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지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야밤에 계엄까지 선포했다. 그렇게 계엄은 이뤄졌다.
 
윤석열이 그 다음으로 ‘기획’하고 있는 것은 극우정치의 제도권 진입이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로 지금 극우는 물만난 고기처럼 신이 나 있다. 그 와중에 윤석열이 유튜브 생중계를 보면서 태극기 부대들을 독려한다는 메시지까지 발표하자 이제 대통령은 극우들과 유튜브를 끈으로 꽁꽁 묶어 하나의 공동운명체를 만들어냈다.
 
그동안 음지에서 음습하게 활동하던 태극기 부대 극우들을 정치의 중심광장으로 불러낸 것이 바로 윤석열이다. 대통령이 직접 ‘하사’한 보증수표까지 손에 든 극우들은 이제 윤석열을 지키는 것이 곧 국가를 지키는 것이라는 각오로 한남동을 휘젓고 있다. ‘각하가 곧 국가다’라던 차지철이 울고 갈 정도로 지금 극우들은 윤석열의 심장박동을 힘차게 뛰게 하는 주 에너지다.
 
지금까지 극우들은 전광훈과 같은 제도권에서 검증되지 못한 ‘듣보잡’을 리더로 내세우며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수모를 당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윤석열이 그들을 보증해주는 새로운 계승자이기 때문이다. ‘감히 대통령이 우리를 지지해주는데 너희들이 나를 무시해’ 하며 극우들은 기고만장해있다.
 
여기에 한남동 관저로 우르르 몰려가 대통령을 지키려 들던 국민의힘 45명 의원들도 이제 더 이상 여당 의원이 아니라 ‘영남 자민련’을 내세우는 극우들의 대열에 동참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극기 극우들이 비상계엄 정국의 상수가 됐고 ‘영남 자민련’의 윤석열 사수파들은 종속변수가 됐다는 것이다.
 
다음에 또 배지 한번 더 달아볼 욕심에 국민이고 뭐고 안중에도 없고 극우들과 윤석열 찬가를 부르는 국민의힘 45명 의원들을 보면 한심하다기보다 애처롭다. 자기들도 떳떳하지 못한 걸 아는지 관저 앞에서 서로의 눈치를 본다.
 
윤석열-태극기부대-영남자민련으로 이어진 새로운 극우 결사체의 탄생은 한국 정치의 미래를 암울하게 비추고 있다. 새로운 극우들은 광화문의 관종정치에서 벗어나 이제 현실 정치에 과감하게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윤석열이라는 대통령 뒷배를 믿고 덤벼들고 있다. 극우가 펼치는 ‘진지전’은 그들을 제도권으로까지 끌어 올려줄 동력이 될 것이다.
 
이제 기존 방식으로 극우를 대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의 태극기부대 메시지는 한국 정치가 여야 진영 대결까지 벗어나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를 부르는 심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윤석열은 지금 감옥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나 있을 것이다. 감옥에서 ‘훈장’ 하나를 달고 나오면 그는 이제 극우의 완벽한 뉴리더로 자리잡게 된다.


전광훈이 조롱당하며 이끌던 광화문 태극기부대 집회는 ‘계승자’ 윤석열이 ‘구국의 모임’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다. 윤석열은 내란죄 등으로 실제 사형을 당하지 않는 한 다시 부활해 극우의 ‘태양’ 역할을 할 것이다. 윤석열은 이제 세계 정치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초의 대통령 출신 극우 지도자 등극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더욱 극적인 ‘미장센’이 필요하다. 일설에는 그가 이미 방탄차를 타고 관저를 빠져나가 모처에 은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그가 한남동 관저에 있다면, 그래서 그가 극우 지도자의 대관식을 가장 완벽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는 것이다.
 
윤석열은 기존 상식과 정치문법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그렇게 봐서도 안 된다. 공감 능력이라고는 손톱만치도 없으면서 허공으로 호기롭게 주먹질을 해대던 뻔뻔함과 쇼맨십, 그리고 호승심 등으로 똘똘 뭉친 윤석열은 우리에게 더 많은 희생과 피해, 분노와 증오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극우 지도자 대관식이 더 ‘피’로 얼룩지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극렬 지지층들만 오롯이 모아 재기에 성공한 것처럼 윤석열도 '다음'을 노릴 것이다. 그때는 ‘김건희 대통령’이라는 또 다른 광기의 퍼포먼스를 준비할 것이다.
 
노무현 집권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여야 극한 대결의 갈등 에너지는 윤석열의 계엄으로 마침내 핵폭발하고 말았다. 그 낙진은 한국 정치의 모든 것을 오염시키고 있다.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정치는 레드존으로 남아 영원히 격리되고 바퀴벌레처럼 죽지 않는 극우가 그 빈자리를 대신할지도 모른다.


증오와 분열의 진영대결은 이제 극우들에게 그 공간을 내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극우를 잡는 길은 얼음같은 이성과 민주주의에 대한 강철같은 확신뿐이다. 풀은 바람보다 빨리 눕고, 먼저 일어난다.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 게 풀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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