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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ever the name—Corea or Korea—dignity comes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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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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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3
대한민국의 극우는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민족주의적 극우와는 다소 상이한 특징을 보인다. 통상적인 극우 세력이 국가 주권의 절대성과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한국의 극우주의는 미국과 일본이라는 특정 외세에 대한 강한 의존과 동맹 추종 성향을 드러낸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안보와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국 중심의 독자적 외교 노선을 제약하는 사대주의적 성격을 내포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러한 현상의 역사적 뿌리는 해방 직후 이루어지지 못한 친일 청산의 실패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식민지 시기 일본 제국에 협력했던 부역 세력과 구한말 외세 의존적 정치 세력은 해방 이후 충분한 역사적 단죄를 거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군정과 냉전 체제의 형성 과정 속에서 이들은 강력한 반공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하였다. 그 결과, 상당수의 구체제 인사들은 대한민국 초기 권력 구조의 핵심으로 편입되었고, 국가 운영의 지배 엘리트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역사적 연속성이 오늘날까지 정치문화와 외교 담론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극우 세력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강대국에 대한 무비판적 동조를 정당화하며, 이를 애국이나 자유 수호의 가치와 동일시한다. 그러나 외교의 본질은 이념적 충성 경쟁이 아니라 국익의 극대화에 있다. 특정 국가와의 협력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협력과 종속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특히 오늘날 세계 질서는 미·중 전략 경쟁, 기술 패권 다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다극화 국제질서 속에서 중견국인 한국이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유연성과 전략적 자율성이 필수적이다. 만약 특정 강대국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외교 정책의 기본 원리가 된다면, 한국은 국제정치의 능동적 행위자가 아니라 강대국 이해관계에 좌우되는 지정학적 ‘바둑돌’로 전락할 위험을 안게 된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진정한 주권국가로서의 정통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방 이후 누적된 역사적 미해결 과제와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가 있다. 과거사 청산 실패가 남긴 정치적·심리적 유산을 성찰하고, 외세 의존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시에 가치와 이념 중심의 진영 논리를 넘어,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철저히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실리주의적 균형 외교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주권국가의 외교는 충성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대한민국이 미래의 불확실한 세계 질서 속에서 자율성과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콤플렉스를 넘어선 독립적 전략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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