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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ever the name—Corea or Korea—dignity comes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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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유럽 마당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때리기’ 어떻게 봐야하나?


blueSky
13:06
이재명 대통령이 어느 날 밤 SNS에 올린 짧은 영상과 메시지는 외교가를 발칵 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이대통령은 이스라엘 군이 교전 중 사살한 팔레스타인인 민간인의 시신을 건물 옥상에서 잔인하게 내 던지는 영상을 공유하며 다음과 같은 일갈을 날렸다.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 그리고 지금의 전시 살해는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인류의 이름으로 이 야만을 멈춰야 한다.”


이에 이스라엘 외교부는 기다렸다는 듯 격앙된 공식 성명을 냈다.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둔 시점에 유대인 학살을 여타 사건과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비극을 경시하는 행위다.” 라며 직격탄을 날렸고, 영상 속 시신이 민간인 아동이 아닌 테러리스트라는 점을 들어 “한국 대통령이 가짜 뉴스를 현재의 사실처럼 호도하고 있다” 고 강력히 규탄했다.


겉보기에 이 상황은 국가 원수의 생각없이 벌인 외교적 실수나 자살골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도 아닌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었을리는 만무하다. 그간 이재명이라는 인물이 보여준 '실용' 과 '가성비' 유전자를 다시 기억해야 한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국민들의 삶과 복지를 위해서라면 신물이 날 정도로 계산기를 두드려온 인물 아닌가?! 그런 그가 느닷없이 인권 투사로 빙의해 이스라엘의 역린을 건드렸다면, 그것은 결코 우발적인 언어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로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중동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내민 실용외교의 한 수로 읽어야 한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우리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게 무엇이 중한가? 이스라엘과의 상징적 의리가 중요한가, 아니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의 무사 통과가 중요한가? 무엇이 우리의 밥줄이고 생명줄인가? 답은 명확하다. 이재명은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적'을 만들어 아랍권 전체라는 '거대한 시장'에게 뜨거운 윙크를 보낸 것이다. "우리는 미국 형님과 친하지만, 형님 친구 (이스라엘) 의 갑질까지 무조건 편들 생각은 없다" 는 이 발칙한 밀당은, 셰일 가스로 배부른 미국은 결코 이해 못 할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의 절박한 생존 본능인 셈이다.


물론 홀로코스트와 위안부, 그리고 민간인 희생을 동일 선상에 놓은 것은 이스라엘 입장에서 거품 물 일이다. 하지만 보라, 이 발언이 터지자마자 터키의 아나돌루 통신이나 카타르의 알자지라는 예상대로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며,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서구의 이중잣대에 균열을 낸 중견국의 용기 있는 목소리' 라는 논조로 대서특필했다. 이재명은 지금 '인류 보편적 가치' 라는 대의를 빌려, 대한민국의 에너지 생명선을 보호하는 방탄조끼를 껴입었다. 로이터와 IEA 자료가 증명하듯, 한국 원유의 70%가 중동에서 오고 우리 선박들이 매일같이 호르무즈의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이보다 확실한 수가 어디 있겠는가.


결국 이 논란의 본질은 '인권' 을 넘어 '각자도생 (In-shoring)' 과 '공급망' (Supply Chain) 이다. 트럼프를 등에 업고 네타냐후가 세계 에너지 질서를 흔드는 판국에, 얌전하게 앉아 동맹의 처분만 기다리는 건 외교가 아니라 방관이다. 이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 외교부의 눈살은 지푸리게해도, 다극화 체제에서 '생존을 위한 줄타기 외교'의 진수를 보여준 영악한 한 수였다고 평가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스라엘에 전혀 '마음의 빚'이 없다. 서구 유럽이야 홀로코스트라는 원죄 (原罪) 아래 유대인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만, 우리는 다르다. 제국주의의 발톱에 난도질당한 역사적 고통의 총량으로 치자면, 우리와 그들은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가 그들에게 미안해할 이유도, 그들의 일방적인 피해자 서사에 무조건 동조할 의무도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안부'와 '홀로코스트'를 나란히 배치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을 건드린 것이다. 서구가 이스라엘에게 말할 수 없는 "너희의 비극만 특별한가? 우리의 비극도, 팔레스타인의 비극도 똑같은 무게의 인권 문제다" 라고 말할 수 있는건 우리 뿐이라는 말이다. 결국 이대통령의 발언은 서구 중심의 외교 문법에서 탈피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이스라엘과는 잠시 서먹해도 살 수 있지만, 아랍과 등지면 대한민국 공장이 멈춘다. 이 단순하고도 잔인한 진실이 이재명식 '인권 외교'의 진짜 엔진이다.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재임하는 동안 이 유효기간 한시적인 ‘임시방편’은, 적어도 호르무즈 해협의 파고를 낮추는 데에는 그 어떤 외교 문서보다 강력한 실질적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인권이라는 명분은 빌려오고, 중동의 실리는 챙긴다. 이것이 바로 이재명표 ‘실용, 가성비 외교’ 의 한 수 이다.


신의 한 수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Don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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