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포위된 한국 경제
‘코로나 사태’ 이후 선진국들이 빚을 줄여가는 동안 한국에서는 가계·기업·정부 등 경제주체들의 부채 수준이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서민·중소기업 지원과 상생 등을 명분으로 대출금리 상승을 인위적으로 틀어막고 이자 환급 등 무리한 시장 개입을 한 결과 가계와 기업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임계점에 다다랐지만 한국은행은 막대한 가계빚 때문에 금리 인하에 섣불리 나설 수 없고, 정부도 쌓여가는 국가부채 때문에 재정 여력에 한계가 있다. 한국 경제가 ‘부채의 덫’에 걸려 사방으로 포위된 형국이라는 진단마저 나온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기업·정부 부채 비율은 251.3%로 집계됐다. 코로나 사태 당시인 2020년 4분기(242.7%)보다 더 증가한 것이다. 반면 선진국의 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319.3%에서 264.3%로 급격히 감소했다. 전 세계 평균도 같은 기간 285.4%에서 245.1%로 줄었다.
한국의 부채 위기는 고금리 환경에서 고통스럽더라도 빚을 줄여나가는 정공법을 쓰지 않고, 빚내는 것을 용인하며 부실기업을 연명시키는 진통제 처방에 의존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